벅스 조정관 “트럼프 감염 걱정돼 40.5도 고열 손녀도 못 봐”

입력 2020-04-07 10:26 수정 2020-04-07 10:55
벅스, ‘사회적 거리두기’ 강조하다 자기 얘기 꺼내
벅스 “나는 의사지만 고열 손녀 있는 곳에 못 가”
벅스 “가족 당 한명이 식료품점에 가야”

데비 벅스(오른쪽)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자신의 손녀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벅스 조정관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AP·뉴시스

데비 벅스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생후 10개월된 자신의 손녀가 40.5℃(화씨 105도)의 고열에 시달렸지만 찾지 않았다고 밝혔다.

벅스 조정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건강을 고려해 손녀가 있는 곳에 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벅스 조정관의 손녀가 어떤 질병에 걸렸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진두지휘하는 벅스 조정관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며 자신의 얘기를 꺼냈다.

64세의 벅스 조정관은 의사이면서 면역과 백신 전문가다. 벅스 조정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4년 4월부터 미국의 글로벌 에이즈 조정관을 맡고 있다가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백악관에 차출됐다.

벅스 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특히 위험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가능한 한 외출하지 말고 집에 머무를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벅스 조정관은 “나는 의사”라면서 “나는 (손녀가 아픈) 그곳에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딸에게 손녀의 폐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는 방법을 설명해주기 위해 애썼다”면서 “아기의 폐 소리를 듣는 방법을…”하고 말을 맺지 못했다.

브리핑장에 함께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벅스 조정관에게 “그곳에 가지 않았나”고 물었다.

이에 벅스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을 가리키는 제스처를 하면서 “당신들 두 사람 때문에 그곳을 가지 않았다”면서 “내 말은 나라의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모험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벅스 조정관은 “손녀가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방송은 “벅스 조정관이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처럼 식료품점도 가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벅스 조정관은 가족들이 전체로 쇼핑을 가지 말고, 가족당 한명이 갈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