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전문가 경고 무시한 트럼프 대통령, 또 다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홍보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정례 회견에서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및 ‘지팩(Z-Pak)’이라고 불리는 아지트로마이신 복합 요법을 도입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미국 상황상 부작용을 확인할 여유가 없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이미 말라리아와 루푸스 치료에 사용돼 온 만큼 부작용이 치명적이지 않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라고 자세히 알겠나? 난 의사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NYT는 로드아일랜드 브라운대 응급의사인 메건 래니의 분석을 인용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정신 증상, 심장 문제 등 다수의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회견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요법의 전제로 ‘심장에 문제가 없을 경우’를 언급했다.
또한 NYT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NYT는 “지난주 중국 연구자들이 소규모 실험 결과 중증도가 크지 않은 환자의 회복을 촉진한다고 발표했지만, 동료 연구진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고 치명적인 한계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영국 언론인 가디언도 비판에 가세했다. 가디언은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할 만한 실험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이 약품을 지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CNN은 이른바 ‘코로나 스타’로 불리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 또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요법에 회의적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CNN은 “의학 전문가들은 치료 효과가 없을 수 있으므로, 해당 약물을 홍보하는 데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대통령에게 반복적으로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당일 기자회견 중에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 간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회견에 참석한 한 기자가 “왜 과학이 스스로 말하게 하지 않고, 당신이 이 약을 홍보하는가”라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난 그러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효과야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만약 효과가 없어도 손해볼 건 없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질문을 가로막으며 “나는 (효과를) 알아내려 1년을 기다리고 싶지 않다. 그리고 CNN만 그런 질문을 한다. 가짜뉴스”라고 쏘아붙였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