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병원내 감염 위험이 높아지면서 의료계에 비대면 진료를 위한 이른바 ‘언택트(untact) 기술’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세종병원그룹은 진료 전 환자 상태 파악을 위해 언택트 방식을 도입, 코로나19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많은 병원들이 환자 상태 파악 전, 접촉 시간과 정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면 문진 대신 환자가 스스로 키오스크에 입력하도록 하는 ‘키오스크 문진’을 도입했다. 하지만 키오스크 문진 역시 대기시간 동안 환자 간 접촉이 생기고 입력시간 동안 개인정보가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된다는 점, 그리고 같은 화면을 여러사람이 만지게 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세종병원은 지난달 25일부터 ‘모바일 사전문진’을 본격 시행했다. 진료 및 검사 예약 환자를 대상으로 내원 하루 전날 모바일 문진이 가능한 링크를 메신저 서비스로 발송하고 링크를 통해 답변을 완료한 환자는 문진 결과를 통해 가야 할 장소를 통보받게 된다.
환자 상태에 따라 ‘병원 내 정상진료’ ’안심진료소’ 또는 ’선별진료소’로 구분된 통보 문자를 병원에 도착해 보여주면, 환자는 즉시 해당 장소로 안내되고 감염 의심 환자는 적절히 보호된 구역에서 진료받게 된다.
병원 관계자는 “이를 통해 키오스크 문진 시행 시 1인당 약 2~3분 걸리던 시간이 30초 미만으로 단축돼 훨씬 안전한 진료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별 문진으로 확인되지 않은 발열 환자를 발견하기 위한 과정도, 초기에 개인별로 체온계를 이용해 측정하던 것을 ‘열화상 카메라’로 바꿔 시행하고 있다. 선별문진을 통해 ‘병원 내 정상 진료’라고 안내받은 내원객은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발열 여부를 확인받고 발열 감지 시 2차로 직원에게 직접 정밀 체온검사를 받게 된다.
이로써 기존 대면을 통해 체온계로 한 명 한 명씩 체온을 잴 때보다 정확도와 시간 단축은 물론 직접 근거리 대면을 하지 않음으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세종병원은 한걸음 더 나아가 ‘키오스크 사전 문진’과 ‘모바일 사전문진’ 프로그램의 개발사인 더에이치소프트와의 협약을 통해 이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모든 병원에 무상으로 제공키로 했다.
이에대해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은 “의료기관이 감염병에 무너지면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유발되는 것은 해외 사례를 보아서 이미 잘 알고 있으며 감염병 확산의 억제를 위해서는 너, 나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프로그램 무상 제공을 통해 코로나19의 병원 내 확산을 막는데 조금이라도 도움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