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준비 이래서야… 자료 삭제되고 온라인 출범식은 접속 불량

입력 2020-04-06 17:57

정부 실수로 교사와 학생들이 만든 온라인 학습 공간 1만5000여개가 사라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저장 데이터 복구는 결국 실패했다. 정부는 부랴부랴 학교와 교사들에게 학습 자료를 다시 올리도록 요구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으로 현장 교사와 만나는 행사에서도 접속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 부총리가 온라인 개학 지원을 위해 모인 대표 교원들을 처음 격려하는 자리였다. 온라인 개학이 이번 주 이뤄지더라도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교육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케리스)은 6일 ‘e학습터 서비스 재개시 안내 및 일부 자료 삭제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케리스가 운영하는 원격교육 플랫폼 ‘e학습터’는 동영상 학습 콘텐츠 2만여편을 제공하고, 교사가 학생들의 학습 진행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온라인 학급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케리스는 사과문에서 “지난 4월 3일(금) 오전 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약 하루치의 자료가 삭제됐다”며 “이 기간에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수행하였던 가장 큰 내용은 학급방을 개설하거나 개설된 학급방에서 과제 수행 활동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서버 증설 과정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리스는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으로 지친 작업자의 실수”라고 설명했다. 케리스는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서버를 기존 47만명 규모에서 300만명 규모로 증설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이번 e학습터 사고로 학급방 1만5000개가량이 삭제됐다. 지워진 자료는 교사들이 각자 개설한 학급방에 올린 학습 자료들과 강의 계획서, 과제 등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주말 동안 복구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어떤 데이터가 사라졌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e학습터에 접속했던 학교와 교사(8만명 규모)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료를 다시 올려달라고 요청 중”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관에서 ‘1만 커뮤니티’ 교원 임명식을 온라인 화상 회의로 주재했다. 1만 커뮤니티는 원격 수업 안착을 위해 17개 시·도에서 뽑힌 교사와 교육부·교육청 공무원, 케리스 등 유관 기관 관계자가 모인 공동체다. 이날 임명식은 영상회의 시스템 ‘줌’(zoom)이 활용됐으며 교육부TV 유튜브 채널에서도 생중계 됐다. 줌은 현재 실시간 쌍방형 원격 수업 도구로 다수의 학교와 교사들이 활용하고 있다.

임명식 도중에도 조금씩 접속이 원활치 않았고 마지막 기념 촬영을 하려는 순간 몇 분 동안 접속이 아예 끊겼다. 유 부총리는 “끊어졌어? 우리만 끊긴 건가요?”라고 되묻다가 “원격수업하면 이런 일들도 생길 수 있겠네요.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이런 상황까지 감안해서 선생님들과 공유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