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이하로 줄었지만 방역 당국은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의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매일 집계되는 신규 확진자 수는 다양한 변수로 증감을 반복하는 만큼 지속적인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유입 증가, 원인이 불분명한 지역감염도 언제든 방역체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날 대비 47명 발생해 총 1만28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건 46일 만이다. 하지만 정부는 단순히 숫자 만으로 안심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주말이어서 진단검사가 평소 1만건 이상 시행됐던 것에서 6000건으로 줄어든 영향이 커 이날 수치 만으로 증감의 추세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주간 월요일은 다른 요일에 비해 신규확진자가 가장 적었다. 지난달 셋째 주 월요일은 74명, 넷째 주는 64명, 다섯째 주는 78명이었다. 그러나 월요일 이후 신규확진자가 100명 이상인 날은 주 평균 이틀씩 발생했다.
감염경로를 밝혀내지 못한 ‘방역망 밖’ 감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요인이다. 전체 감염사례의 5~10%는 감염원인이 불분명해 지역 감염의 뇌관으로 남아있다. 4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 의정부성모병원도 아직 최초 감염경로가 불분명하다. 273명이 집단 감염된 대구 대실요양병원과 제이미주병원도 최초 감염원을 찾는 중이다.
김 조정관은 “방역망 통제 밖의 확진자가 교회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면 대규모 감염은 물론 2, 3차 감염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 유럽의 폭발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얼마든지 우리 사회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이 경우 의료체계 붕괴, 사망자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은 여전한 가운데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약해지고 있다. SK텔레콤·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주말 국민들의 이동량은 2월 말에 비해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원수로는 20만명이다. 주로 상업지구, 꽃놀이 지역 방문객이 늘었다.
방역 당국은 격리해제 후 재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방대본이 이날까지 파악한 재확진 사례는 총 51명이다.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 60대로 다양했다. 절반가량은 환자 수가 많은 대구·경북(25건)에서 발생했다. 방대본 역학조사팀은 대구·경북 현지에서 재양성을 확인한 사례에 대해 역학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역학조사팀은 검체 검사, 바이러스 분리 배양을 통해 재확진 환자의 전염력이 어느 정도인지, 혈액검사를 바탕으로 재감염인지 재활성화인지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방대본은 재감염보다 재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