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중국이 여전히 무서운 이유

입력 2020-04-07 11:00
2000대 기업 업종 수 상위 10개국(2019년). Forbes Global 2000 자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이 큰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급성장하는 ‘무서운’ 국가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7일 경제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2000대 기업을 바탕으로 국가의 기업 순위를 분석한 결과 8년 만에 중국 업체 139곳이 2000대 기업에 새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순위는 자산, 매출, 이익, 브랜드 가치 등 다양한 관점에서 매겨진다. 중국은 2011년과 2019년 사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업을 ‘포브스 2000’에 새로 올렸다. 중국 기업 167곳이 2011년 포브스 2000에 이름을 올렸고 2019년에는 309곳이 이 명단에 새로 들어갔다.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업종도 33개에서 43개로 늘었다. 반면 상위 9개국 대다수 국가 기업은 발전이 줄거나 정체됐다.

2011년과 2019년 포브스 2000 기업 수 상위 9개국. Forbes Global 2000 자료

여기에는 신기술로 무장한 IT기업이 눈에 띈다. 온라인 게임으로 유명한 텐센트는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4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해외 현지 게임사 운영을 통해 세계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의 국민 메신저 ‘QQ’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소유하고 있다. 구글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두는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한 검색 사이트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생산에서 애플과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국내에도 유명한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다. 중국 IT기업은 이렇게 거대한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은 냉장고에서 시작해 세탁기와 TV 등 종합 가전으로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는 연 60~7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제조업 분야에서도 가격 경쟁력에서 나아가 세계 유수의 기업과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추격으로 한국의 제조업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 기업들이 LG와 삼성의 LCD 분야 기술을 맹추격하면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2019년 포브스 2000에 포함된 한국 기업 수는 총 62개사로 2011년(61개사)에 비해 1개사가 늘어났고 업종 수는 2011년(23개)과 동일했다. 업종 다양성도 부족하다. 포브스 2000의 57개 업종 중 국내 기업이 포함된 업종 23개는 전체의 40%에 불과하다. 미국(55개), 일본(45개), 중국(43개)의 절반 수준으로 다양한 업종으로 보폭을 넓히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신산업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11년 대비 IT·항공우주·의료·헬스케어 등 8대 신성장 업종에서 포브스 2000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우리 기업이 포함된 업종은 단 3개, 해당 기업은 5개뿐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국내 기업의 제조업은 수익성이 점차 낮아지고 신산업에서도 글로벌 기업을 배출하지 못해 뒤처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