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도 마스크 착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던 미국이 확진자가 30만명을 넘어서자 뒤늦게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 시작했다.
미국 CNN방송은 1918년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명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 팬데믹 때는 상황이 달랐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0년 전 스페인 독감 사태 당시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 미착용자가 수감될 정도로 주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엄격히 강제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1918년 10월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을 처음 도입했다. 이에 따라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벌금을 납부하거나 경우에 따라 수감되기도 했다.
당시 시 당국자들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홍보 활동에서 나섰다. 이들이 승인한 적십자사의 한 홍보 캠페인은 “마스크를 쓰고 당신의 목숨을 살려라! 마스크는 독감을 99%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중에 홍보했다. 이후 로스앤젤레스 등 캘리포니아 내 다른 도시, 다른 주들도 비슷한 캠페인을 벌였다.
CNN은 “당시 대중은 마스크 착용법을 대체로 지지했으며 이를 강제하기 위한 경찰의 활동에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페인 독감 때는 마스크의 방역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기보다는 일화 수준으로 전해졌다.
1918년 뉴욕에서 영국 사우샘프턴으로 가는 여객선 안에서 스페인 독감이 퍼졌지만, 선장이 전 탑승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자 귀항 시엔 추가 발병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당시 보도도 있었다.
반면 미국과 달리 아시아에서는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에 대해 훨씬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그간 아시아권에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등 수차례의 감염병 창궐 사태를 주기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