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망가 끝났다, 한·중 웹툰이 대세” 日편집자 분석

입력 2020-04-06 17:22 수정 2020-04-06 17:26
사도 요헤이(왼쪽)와 진행자 타카스 미츠나리(오른쪽). 도쿄FM 캡처

최근 ‘만화의 성지’ 일본의 유명 출판사 전 편집자가 일본 만화를 향해 종말을 맞았다고 진단해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출판사 ‘고단샤’의 편집자를 거쳐 만화작가 에이전트 회사 ‘코르크’를 창업한 사도시마 요헤이는 지난달 29일 ‘도쿄 FM’의 프로그램 ‘공상 미디어’에 출연해 급성장하는 한국과 중국의 만화시장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일본 만화는 끝나가고 있고, 이미 한국과 중국이 일본을 앞섰다”며 “일본 만화는 웹사이트에서 1000만 다운로드 규모이지만 중국은 1억1000만 다운로드, 한국은 네이버랑 카카오를 통해 5000만 다운로드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만화는 다른 나라에서 보면, 이른바 ‘오타쿠’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반면에 한국과 중국의 만화는 그런 벽이 없다”며 “전 세계적으로 여러 사람이 읽고 있어서 넷플릭스 작품의 원작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요헤이는 “얼마만큼 스케일이 커지고 있냐”는 진행자 질문에 “예전에는 한국이나 중국 만화가 일본 작품을 표절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세로 스크롤 만화(이하 웹툰)라는 다른 표현 방법으로 접근하며 엄청난 성공을 일궈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웹툰을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며 “소설이라면 5~10시간이 걸리고 만화 단행본은 최소 30분 정도 걸리는 반면에 웹툰은 훨씬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요헤이는 한국과 중국의 웹툰이 일본 만화와 다르게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그는 “웹툰은 일본 만화에 비해 등장하는 캐릭터 수를 줄였다. 덕분에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캐릭터들이 눈에 띄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헤이는 “아직도 일본 만화의 독자들은 흑백 만화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것이 일본 만화가 세계 진출을 못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