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된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처음으로 선수단이 구단 측에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자진 요청했다. 시장이 큰 유럽에서는 비슷한 소식이 여럿 나왔지만 한·중·일 등 동북아 프로축구에서는 드문 사례다. 시즌 중단이 실제 구단 운영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는 걸로 해석된다.
6일 현지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홋카이도 콘사도레 삿포로 1군 선수단 28명 전원은 전날 훈련 뒤 급여를 일률 삭감해달라고 구단에 요청했다. 감액되는 연봉 총액은 1억엔(약 11억원) 미만이다. 삿포로의 이번 시즌 총 예산은 약 32억엔(약 361억원)으로 이중 인건비는 18억엔(약 203억원) 수준이다. 시즌이 계속해서 중단되면 연간 손실은 5억엔(약 56억원)을 넘을 수 있다. 삿포로 구단 측은 아직까지 선수단 요청을 수용할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삿포로에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구성윤(26), J리그에서 데뷔 6년차를 맞는 수비수 김민태(27)가 활약하고 있다. 둘은 지난 2월 22일 열린 1라운드 가시와 레이솔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했다. J리그는 1라운드 진행 뒤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어지고 빗셀 고베 등에서 선수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삿포로는 1부 리그 우승 경력은 없지만 인지도 면에서는 남부럽지 않은 수준을 자랑한다. 과거 네덜란드 에레비디시 페예노로트에서 송종국과 한솥밥을 먹었던 오노 신지가 최근까지 뛰었고 2002 한일 월드컵에서의 활약으로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이나모토 준이치도 뛴 경력이 있다. 태국의 축구스타 차나팁 송크라신은 현재 주전 공격수로 뛰고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