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10%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기존 ELS 상품의 수익률은 3~4%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이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ELS 수익률을 공격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대 세전 연 9.6%의 수익을 추구하는 온라인 전용 주가연계증권(ELS) 24250회를 오는 8일 오후 1시까지 모집한다. 이 상품은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와 일본 닛케이225, 홍콩 HSCE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의 상품이다. 만기까지 세 지수가 모두 기준가 55% 미만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세전 연 9.6%의 수익을 지급한다. 삼성증권이 지난주 발행한 ELS는 11.12% 수익률을 제시해 3.41대1의 경쟁률로 마감되기도 했다.
ELS는 투자자가 처음 계약한 시점의 지수를 기준(100)으로 산정한다. 이후 6개월마다 지수를 재평가하게 된다. 각 시점마다 주가가 정해진 수준(배리어)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반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녹인(Knock-in·손실) 구간에 진입한다. 통상 ELS는 기준가 대비 40~50% 가량 떨어질 경우 녹인 구간에 들어선다. 그 구간까지 진입하지 않으면 원금 손실 위험이 없지만, 만약 주가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다면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 같은 상품이 나오는 건 최근 ELS의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주요 지수가 급락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시중 지수형 ELS의 절반 이상이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유로 스톡스(EURO STOXX)50의 경우 고점 대비 50% 가까이 내린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만큼 커졌지만, 향후 추가로 50%가 더 내릴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증권사들은 투자 포인트로 제시한다. 이른바 ‘중위험·고수익’ 상품이라는 것이다. 이에 지난달 급락한 ELS 발행량이 이달에는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낙관적 전망은 위험하다는 조언도 있다. 지난해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일으켰던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상품도 원리는 ELS와 동일하지만,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독일 국채 금리 등이 급락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녹인 구간’에 진입했었다. 익명을 원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LS가 아무리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더라도 항상 원금 손실의 가능성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