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코로나19 봉쇄 완화하나…“공동의 ‘마샬 플랜’ 필요”

입력 2020-04-06 16:02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진 영국 런던의 울위치 지역에서 4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강도 높은 이동제한 조치를 실시하던 유럽 국가들이 서서히 봉쇄를 완화하기 위한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입었던 국가들이 조심스레 희망섞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이탈리아의 하루 사망자 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정부 관계자들이 봉쇄 완화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이탈리아의 사망자 수는 525명으로 지난달 19일 427명 이후 가장 적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전세계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1만5887명을 기록하고 있다. 확진자 수는 이날 오후 10시 기준 12만8947명이다.

실비오 브루사페로 이탈리아 국립고등보건연구소(ISS) 소장은 “곡선이 안정기에 접어든 뒤 하강하기 시작했다”면서 “이 같은 통계가 며칠 내로 확인되면 2단계 대응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사업장 영업을 재개하는 등의 5개 조항이 담긴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사망자 및 확진자 수가 줄어든 것은 현재 대부분의 시민이 사실상 자가격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기 지배적이기 때문에 봉쇄를 완화하는 방안은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안젤로 보렐리 이탈리아 시민보호청장은 “(사망자 수 감소는) 좋은 소식이지만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현지 일간 엘파이스는 이날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5, 6일의 수치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누적 감염자 수가 13만명을 넘어선 스페인에서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일 8102명에서 3일 7472명, 4일 7026명, 5일 6023명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유럽이 팬데믹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선 공동의 ‘마샬 플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샬 플랜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서유럽 국가들의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제안한 ‘유럽부흥계획’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