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감염자 절반은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없어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5일 도쿄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한 가운데 이 중 절반이 ‘감염 경로 불명’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6일 보도했다.
도쿄도에 따르면 5일 감염이 확인된 1033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자는 최소 527명이다. 4일에는 확진자 117명 가운데 70%에 가까운 80명의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없었다.
도쿄도에 따르면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하나는 조사 인력이 충분치 않아 감염자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유흥가에서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확진자들이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보건소 등은 감염증법에 따라 감염자의 증상 발생 전 1~2주 및 증상 발생 후 어떤 장소에서 누구와 만났는지 등 행동 이력을 구체적으로 조사한다. 하지만 유흥가에 들린 이들은 자신의 행선지를 알리고 싶지 않아 해 역학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도쿄도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을 조사하려고 해도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3분의 1은 클럽, 접객하는 여성이 있는 술집 등 유흥가에 들른 이력이 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 또한 이날 NHK의 ‘일요토론’에 출연해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환자 수가 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고이케 도지사는 지난달 30일 클럽과 바, 접객을 하는 음식점 등 유흥가 방문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오오마가리 노리오(大曲貴夫)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센터 센터장은 “감염 경로 불명의 환자는 감염 급속 확산의 신호탄”이라며 “보건소가 환자의 행동 이력 등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NHK가 후생노동성과 각 지방자치단체의 발표를 집계한 결과 5일 오후 11시30분 기준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크루즈 탑승객 712명을 포함해 총 4570명이다. 도쿄도 내 누적 확진자는 1033명이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