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경기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고 있다. 앞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상인들의 임대료를 깎아주던 ‘착한 임대인’에 이어 피해 상인들의 매출을 올려주려는 ‘착한 소비자’가 떠오른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유동인구 감소로 매출타격을 입은 자영업자, 골목 식당가, 농·어가 등을 돕는 ‘착한 소비자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서울 양천구에서는 ‘단골집 미리 결제’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 운동은 참가자가 지역 내 단골집을 방문해 3만원 이상 상품값을 미리 결제한 뒤 SNS에서 다음 참가자 2명을 지목하도록 했다. 지목된 이들이 미리 결제 운동에 동참하고 또다시 다음 참가자를 지목하면서 운동은 확산한다. 과거 ‘루게릭 병’ 기부 운동에 활용된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방식이 비슷하다. 3월 23일 운동 시작 이후 200여명이 참여하는 등 호응을 얻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진흥공단 등 11개기관이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양천구청은 ‘10만원 이상 소비’ 이벤트를 진행한다. 관내 음식점 등에서 10만원 이상 소비한 영수증을 동 주민센터로 가지고 가면 센터에서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지급한다. 부산 수영구도 관내 식당에서 2만원 이상 소비한 이들에게 동 주민센터에서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다. 2만원 이상은 마스크 1매, 4만원 이상은 2매, 6만원 이상은 3매다.
경남 김해시와 충남 서산시에서는 ‘드라이브스루(자동차 이동형) 방식 농산물 소비’가 활기를 띠었다. 지난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김해 대성동고분박물관·서산 중앙호수공원 주차장에서 열린 3번의 행사에서 대파 등 11가지 농산물 꾸러미와 딸기, 토마토, 서산육쪽마늘 물량이 완판됐다.
경북 포항 구룡포해수욕장 주차장에서도 양식 활어회 물량 전량이 팔려나갔다. 광주, 대전, 세종, 경남 하동도 이달 중 수협과 손잡고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수산물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착한 소비 지원사격에 나섰다. 서울, 부산, 울산, 강원도, 제주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영업장에 소독·방역작업이 완료되면 ‘방역안심인증’을 표시해 주민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공영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거나 주차료를 감면해주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경기도 수원은 다음달 말까지 공영 유료주차장 43곳을 무료 개방하고, 점심시간 단속을 유예하는 ‘도로변 주·정차 허용시간’을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로 늘렸다. 강원도 춘천은 오는 30일까지 공영주차장 10곳(1901면)의 주차료를 1시간당 600원에서 300원으로 50% 감면한다.
제주도는 제주들불축제, 왕벚꽃축제, 유채꽃축제, 4·3희생자추념식 전야제 등 총 22건 행사를 취소해 절감한 예산 약 35억원 전액을 코로나19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에 재편성하기로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