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매장 중” 코로나 추모식 간 프랑스 기자의 막말

입력 2020-04-06 13:44 수정 2020-04-06 14:07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 인사들이 4일 오전 중난하이(中南海) 정문 앞에서 3분간 묵념을 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베이징 신화=연합뉴스

프랑스의 방송 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희생된 중국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중국 정부와 누리꾼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고 빈과일보 등 현지언론이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청명절을 맞아 중국에서는 코로나19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애도식이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4일 오전 10시부터 3분간 묵념을 하는 애도식에 참석했고, 애도식이 열리는 3분간 중국 전역에서 운행 중이던 차량과 기차, 지하철, 선박도 경적을 울리며 애도를 표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묵념하며 애도식에 동참했고, 베이징 톈안먼 광장과 가장 피해가 컸던 후베이성 우한에는 조기가 내걸렸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서 이 모습을 생중계하던 프랑스 방송 BFM TV의 기자 에마뉘엘 르시프르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르시프르가 “그들은 지금 포켓몬을 매장하고 있다”고 한 게 문제였다. 이 표현이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이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는 주인공 피카추가 노란색이기 때문에 프랑스에서 아시아인을 지칭하는 인종차별적 표현으로 쓰인다.

르시프르 기자의 발언이 전파를 타고 전해지자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그를 비난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관도 해당 문제에 대해 즉각 성명을 내고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인종차별 언행에도 반대한다”며 “르시프르 기자의 발언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항의한다”고 밝혔다.

인종차별적 발언 사태가 점점 커지자 르시프르 기자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마이크가 꺼진 줄 알았다”며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프랑스 시청자위원회는 BFM TV에 경고했고, BFM TV 측은 르시프르 기자에게 일주일간 방송 출연 정지 처분을 내렸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