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약 먹어라”… 트럼프의 엉터리 처방

입력 2020-04-05 18: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대응방안에 대한 발언을 하고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엉터리 처방을 권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걱정되면 말라리아약을 먹어라”라고 재차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치료제로 언급된 말라리아약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오후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는 말라리아약을 언급하며 “잃을 것도 없지 않으냐”면서 “그냥 먹으라면 먹어라”라고 말했다. 본인도 먹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생각해보겠다. 주치의와 상의해볼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장은 지난달 24일 “이 약이 코로나19의 치료제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하겠다”며 “약을 복용해 임상적으로 효과가 나타난 사례가 있지만, 그것은 일회성 약효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4일 유럽의약품청(EMA)을 인용해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말라리아약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신의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트럼프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브리핑에서 행정부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비판을 두고 ‘가짜뉴스’라고 응수했다. 산소호흡기, 의료보호용구 등이 부족하다는 보도에 대해선 “필요 이상의 의료용품을 요구하는 주지사들을 인용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