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다가 숨진 경산 내과의를 추모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된 우리 의료진이 처음으로 희생되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너무도 애석하고 비통한 마음”이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늘 자신에겐 엄격하고 환자에겐 친절했던 고인의 평온한 안식을 기원한다. 국민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떠나보내는 순간마저도 자가격리 상태로 곁을 지키지 못한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가족들께도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4월의 봄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은 감염병과의 전쟁을 이겨내기 위해 제 몸을 돌보지 않고 헌신하는 의료진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특히 수많은 확진자 발생으로 밤낮없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에게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병원 일을 제쳐놓고 진료를 자청해 달려가는 열정이 지역사회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힘이 되고 있다”며 “여러분들은 모두의 존경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역 모범국가라는 세계의 평가도 여러분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돌보고 자신의 건강도 살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용기를 잃지 말고 더욱 힘내라. 반드시 승리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감염 의료진 사망 소식을 언급하며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그의 명복을 빌며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대구는 의료체계 붕괴를 막아내고 지금 같은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했다.
그는 “대구에서만 의료진 154명이 감염됐다. 92명은 완치됐으나 62명은 아직 병마와 싸우고 있다”며 이들의 쾌유를 빌기도 했다.
경북도의사회와 대구시의사회도 3일 애도문을 내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료로서 참담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의료진은 오히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게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면서도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고 코로나19로 인한 대한민국 첫 의료인 사망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 전쟁에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라”고 동료를 추모했다.
앞서 경북 경산에서 개인 병원을 운영하던 내과 의사 허영구씨(60)는 지난 2월 26일 코로나19 확진자 진료 후 폐렴 증세를 보였다. 그는 지난달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경북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3일 끝내 숨을 거뒀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첫 의료진 사망 사례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