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이 투자한 메트로폴리탄 사업 ‘1500억원 회수 불능’

입력 2020-04-05 16:57

라임자산운용의 자금 2500억여원이 투자된 부동산 대부분이 회수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부동산 시행사 회장은 횡령 등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5일 확보한 삼일회계법인의 라임 회계실사 보고서에 따르면 라임이 메트로폴리탄 계열에 투자한 자산 2075억원(장부가액 기준) 중 1557억원은 회수 불능 예상인 ‘C등급’을 받았다. 회수율은 자산 건전성의 부정적 요소를 바탕으로 A, B, C, 판단유보 등급으로 나눠 회수 가능성을 평가한 수치다.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31일 기준으로 작성돼 최종 손실률은 늘어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트로폴리탄 투자금은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필리핀 세부 리조트, 경기도 파주 실내 스튜디오, 서울 강남구 빌라, 광주 동구 복합시설단지 개발과 칭다오 비어 사업 등에 쓰였다. 칭다오 판권을 사오겠다며 205억원을 투자한 사업은 중단됐고, 빌라 개발 사업은 계약금 12억원 지급 뒤에 중단됐다. 부동산 자금으로 유입돼 회수 불가능한 상태의 채권이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펀드별로는 기초자산이 1조2042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큰 플루토 FI D-1호에서 최대 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예상 회수액은 최소 6222억, 최대 8414억원이다.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만기가 도래한 1926억원 중 상환된 금액은 57억원에 불과했다. 테티스 2호는 기초자산이 2931억원으로 예상 회수액은 최소 1692억원, 최대 2031억원이다. 김경율 회계사는 “엉뚱하게 흘러들어간 자금 흐름 전체를 파악하면 잠재손실 규모는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트폴리탄 회장 김모(47)씨는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자다. 김 회장은 라임이 메트로폴리탄에 투자한 2500억여원 중 2000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는다. 곽 의원은 “언론을 통해 드러난 라임과 정권과의 유착관계, 라임의 석연치 않은 향군상조회 인수 과정 등을 보면 이면에 막강한 배후가 있는 것 같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배후의 실체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