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절을 맞아 지난 4일 중국 전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식이 치러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례적으로 흑백판을 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명절 기간에 봄나들이 하는 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안후이성 황산은 새벽부터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자 다급히 표 판매를 중단했다.
인민일보는 5일 자 신문 제호와 1면 사진, 나머지 7개 면 등을 모두 흑백으로 처리하면서 4일 중국 전역에서 진행된 애도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신문은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애도식에 참석해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3분간 묵념을 하는 장면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조기가 게양된 사진을 1면에 실었다.
중국 지도부가 집무하는 중난하이의 화이런탕(怀仁堂) 앞에는 검은 천으로 ‘코로나19로 희생된 열사와 동포를 애도한다’라는 글이 적혀있었고, 시진핑 주석은 국기 앞에 서서 추모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신문은 “코로나19와 전쟁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역사에 전례 없이 힘든 경험”이라며 “이 순간 후베이와 우한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멈춰 서서 머리를 숙이고 애도했고, 전국의 모든 차량과 기차, 선박이 경적을 울렸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이날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로 숨진 희생자를 추도하는 애도식을 열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묵념하며 동참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도 자사 홈페이지를 흑백으로 바꾸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하지만 안후이성의 대표 관광지인 황산에는 일요일에 관광객 2만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면서 중국인들이 코로나19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안후이성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통제의 일환으로 황산의 하루 입장객을 2만명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오전 4시부터 여행객이 황산 매표소에 길게 줄을 섰고 오전 6시 반이 되자 주차장 구역까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어 오전 8시도 안 돼 입장객이 2만명에 도달하자 황산 관리소 측은 표 판매를 중지했다. 하지만 황산 내에는 이미 진입한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고, 1㎞를 가는데 2시간 이상 걸릴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앞서 3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생활질서 회복 등을 강조했다.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중국 상무위원 전원은 베이징 다싱구의 식목 행사장에서 나무를 심었다.
시 주석은 야외임에도 마스크를 착용해 최근 나흘간의 저장성 시찰 때 마스크를 쓰지 않던 모습과 대비됐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졌지만, 무증상 감염과 해외 유입 등이 심상찮은 수준임을 경계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방역상황이 개선되고 생산활동 재개도 추진되는 이때 우리가 함께 식목 행사에 참여했다”면서 “이는 경제·사회 발전 및 생산·생활 질서의 조속한 회복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도 “질병이 해외에서 유입되거나 국내에서 재확산하는 것을 계속 막아야 한다”며 “주민의 생명과 안전,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