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가 ‘이 시국 드라마’라고?

입력 2020-04-05 16:56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스틸컷. SBS 제공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SBS ‘아무도 모른다’는 ‘좋은 어른’에 대한 사회적 화두를 던진다. 연쇄살인과 소년의 추락을 그물처럼 엮어냈고, 어른들의 외면 속 현실에 던져진 아이들, 신흥 종교, 사학 재단 비리 등 사회적 문제를 과감하게 내세웠다.

특히 극 중 ‘신생명 교회’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최근 이슈를 모은 이단 종교를 떠올리게 한다며 ‘이 시국 드라마’라는 말도 나온다. 과연 그럴까. 이정흠 감독의 답변은 “아니다”였다.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스틸컷. SBS 제공

드라마는 신생명 교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신성재단, 밀레니엄 호텔, 한생명재단 등 여러 단체가 얽히고설켜 있다. 차영진(김서형)이 사건을 파고들수록 신생명 교회와의 연결고리는 선명해진다.

그러자 ‘아무도 모른다’가 이단 종교나 학교를 비판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감독은 “종교나 학교는 소외되고 방치된 아이들을 보듬어야 하는 책무가 있다. 하지만 요즘 나쁘거나 제 기능을 못 하는 종교와 학교가 많다”며 “이 드라마는 이들을 본격적으로 비판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다만 제 역할을 못 하는 어른들에 대한 은유로 교회와 학교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이같은 내용이 ‘이 시국 드라마’라는 평을 받지 않아도 되는 시대다. 더 이상 방치되는 아이들이 없는 세상을 그는 꿈꾼다.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는 아이를 외면하지 않는 어른. 이 감독이 그리고 싶었던 ‘좋은 어른’ 아닐까.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