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중국 서비스산업 디지털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내 온라인 판매는 생필품을 중심으로 고성장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5일 공개한 보고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의 서비스산업이 크게 부진한 가운데 디지털경제와 연관된 서비스업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1~2월 중국 내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20.5% 감소한 반면 온라인 식품 판매는 26.4% 늘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온라인 식품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시기(30.9%)보다는 축소됐지만 코로나19가 덮친 상황에서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 조사국 중국경제팀 송효진 과장 등 집필진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필품 위주의 온라인 구매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판매량이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중 하나인 징동(京東)은 지난 2월 육류와 계란 등 식자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0% 이상 늘었다.
빠른 디지털화는 중국 서비스산업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코로나19가 가속 페달을 밟긴 했지만 중국 온라인 유통시장은 꾸준히 고속성장 중이었다. 인터넷과 모바일기기 보급 확대로 전자상거래 사용수단이 보편화하면서 서비스거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됐다는 게 집필진 설명이다.
중국 정부가 핀테크 기업 중심의 모바일 결제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면서 인터넷과 스마트기기로 서비스거래를 하는 인구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중국 전체 소매판매 중 온라인 거래금액은 30.8%로 이 중 83.0%가 알리페이, 위챗페이 같은 모바일 결제수단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기준 중국의 스마트기기 사용자는 8억5000만명으로 세계 2위인 인도(3억5000만명)의 배가 넘는다.
디지털화와 함께 서비스산업이 중국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은 지난해 60%에 육박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처음 제조업을 추월한 뒤 가파르게 올라 2015년 이미 50%를 넘겼다. 이 비율은 텐진(63.5%) 상하이(72.7%) 베이징(83.5%) 등 대도시로 갈수록 높다.
집필진은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기대응 방안으로 4차 산업과 연계된 신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라며 “전자상거래, 스마트시티·의료·교육, 원격근무 서비스 등의 성장이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기술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