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원 규모’ 채권·증권안정펀드 본격 운용… 시장 혼란 가실까

입력 2020-04-05 15:2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구원 투수’로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이번 주 본격 가동된다. 첫 매입 대상은 어떤 채권일지, 단기자금 시장 안정화 등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안펀드 주관 운용사인 IBK자산운용과 하위 운용사 8곳은 1차 자금 요청(캐피털 콜)으로 들어온 3조원을 어디에 사용할지 따져보고 있다. 오는 6∼10일 첫 매입 채권을 결정할 예정이다. IBK자산운용은 우선 3조원을 하위 운용사에 분배하고 채권 종류별 매입 규모를 결정한 상태다. 하위 운용사들은 회사채와 은행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기업어음(CP)·단기채 등 4종에 각각 2개씩 지정됐다.

채안펀드의 첫 자금 집행은 향후 어떤 채권에 얼마나 자금을 투입할지 시장에 알리는 신호가 된다. 매입 조건과 해당 기업의 자금 조달 상황 등을 면밀히 따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단 기존 채권의 만기에 맞춰 비슷한 액수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차환 발행'에 집중될 거란 전망이다.

시장에선 오는 6일 7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는 롯데푸드가 채안펀드의 첫 수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롯데푸드의 수요예측은 지난달 17일 포스파워 이후 3주 만의 회사채 수요예측이다. 포스파워는 신용등급 ‘AA-’임에도 500억원의 모집 금액 가운데 400억원만 매수 신청이 들어와 목표액에 미달했다. 이러한 사례가 4월에도 반복될 경우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 심리가 가중될 수 있어 롯데푸드 회사채에 채안펀드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금융 당국은 “시장의 자체적 노력이 먼저 이행돼야 한다”고 밝혀 채안펀드의 채권 매입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편 정부가 증시 안정을 위해 조성키로 한 10조7000억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_도 오는 9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증안펀드는 5대 금융지주와 18개 금융회사가 10조원을 모으고,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증권금융 등 유관기관이 7600억원을 모아 조성됐다. 1차 투입분은 금융지주 등이 조성한 10조원 가운데 30%인 3조원과 유관기관 투자분 7000억원 가운데 30%인 2200억원 가량이다. 이미 일부는 운용에 돌입했다. 증안펀드는 개별 종목이 아닌 증시 전체를 대표할 지수상품에 투자한다. 구체적 운용 방향은 투자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