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 피해지 찾은 文 “그때 그정신으로 코로나 극복”

입력 2020-04-05 15:11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식목 행사에서 지난해 산불 극복을 언급하며 “그때 그 정신으로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 19로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나무를 심은 지역은 지난해 강원도 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에서 열린 식목행사에서 “작년 강원 산불이야말로 소방청 산림청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까지 관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마음을 모아 재난을 극복한 정말 모범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재난은 끔찍했으나 그 재난을 온 힘 모아 이겨냈다는데 국민도 뿌듯함 느꼈을 것”이라 했다.

강원도 산불은 지난해 4월 4일 강릉 동해 속초 고성 인제 등 동시에 발생해 총 2832㏊(남산 면적 290㏊의 9.7배)의 산림 피해가 발생했다. 산불 당시 국가위기관리센터, 산림청, 강원도 등 유관기관의 총력 대응과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 협조로 산불을 하루 만에 진화한 바 있다. 정부는 산불피해지 중 자연복원을 제외한 2576㏊에 대해 2022년까지 복구를 완료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도 “우리가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정말 나무 심기, 복구 조림만큼은 우리가 쉬지 않고 해야 된다는 당부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도 코로나19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시지만 한 분당 한 그루씩 나무를 가꾸기, 또는 한 분당 한 그루씩 나무를 기부하기, 이런 운동으로 복구 조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직접 삽을 들고 금강송을 심었다. 문 대통령이 식목작업에 사용한 삽은 산불 피해목으로 삽자루를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심는 금강송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 가운데에서도 가장 우수한 품종”이라며 “아주 크게 곧게 자라고, 재질이 아주 좋아서 최고 좋은 목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심는 한 그루 한 그루 나무들이 정말 산불 때문에 황폐화된 강원도, 또 강릉의 옥계 지역을 다시 푸르게 만들고, 또 우리나라를 산림 강국으로 만드는 그런 출발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금강송 7그루를 김 여사와 함께 심었다. 문 대통령이 구덩이를 파고 김 여사는 나무를 심고 흙을 밟아 다지는 역할을 맡았다. 문 대통령이 김 여사에게 “(나무 심기를) 잘한다. 선수같다”라고 농담을 건네자 김 여사는 “제가 잘 심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식목 행사 이후 지난해 산불로 큰 피해를 본 천남리를 찾아 마을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총선 공식 선거운동 이후 ‘선거와 거리 두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고, 이날은 식목행사에 참석하는 등 현장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3일 발표한 문 대통령 지지율은 56%를 기록했다. 긍정평가 이유를 물은 결과 코로나19 대처를 꼽은 응답자가 58%로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