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5G 중계기가 설치된 철탑이 잇달아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5G를 통해 확산된다는 ‘음모론’를 믿는 사람들의 소행으로 알려졌다.
BBC 등 영국 언론은 영국 버밍엄, 리버풀 등 중서부 머지사이드 지역에서 철탑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5G가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산시킨다는 음모론을 신봉하는 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BBC는 전했다.
심지어 이들은 정확히 5G 장비가 뭔지도 모른채 방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 웨스트 미들랜드 소방당국은 버밍엄에서 70피트(약 21.3m)높이의 통신탑이 불에 탔는데, 이 통신탑에 5G 장비가 설치돼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5G가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는 음모론은 지난 3월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5G 기지국에서 나오는 전파가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는 게 요지다. 5G의 전파가 인간의 면역 체계를 무력화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5G 주파수를 타고 확산된다는 것이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위험하고 몰상식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온라인상에 5G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나돌고 있다”면서 “5G와 코로나19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BBC는 음모론에 대해 “5G 주파수는 인간의 DNA를 공격할만큼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 음모론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5G가 활성화된 나라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야 하는데 일본, 이란 등은 5G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BBC는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