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검문소서 낫 휘둘렀다고 사살… 두테르테 엄포 현실화

입력 2020-04-05 12:06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EPA 연합뉴스

필리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문소에서 60대 남성이 흉기로 경찰관을 위협하다 사살됐다. 봉쇄기간에 정부 명령을 어기면 ‘사살할 수 있다’고까지 말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엄포가 현실화된 것이다.

5일 dpa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남부 아구산 델 노르테주의 한 검문소에서 63세 필리핀 남성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지역 보건담당 직원이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며 주의를 주자 이 남성은 폭언을 했고, 제지하는 경찰에게 낫을 휘두르며 위협했다고 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기간에 군경의 생명을 위협하면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필리핀은 지난달 17일부터 수도 마닐라를 포함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700만명이 거주하는 루손섬을 봉쇄했다. 이어 봉쇄령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오는 13일 끝날 예정인 봉쇄를 15일 더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방침을 반복해 어기면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5일 낮 12시 기준으로 필리핀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094명이다. 이 가운데 144명이 목숨을 잃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