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음악의 전설, 세상을 떠나다…美 팝스타 빌 위더스 별세

입력 2020-04-05 12:00

‘린 온 미(Lean on me)’ ‘에인트 노 선샤인(Ain’t No Sunshine)’ 등을 히트시키며 팝의 역사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긴 미국 솔 음악의 대부 빌 위더스(81·사진)가 심장병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위더스의 가족은 성명서를 통해 위더스가 지난달 30일 별세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들은 “위더스는 솔직한 가사와 노래를 통해 사람들을 연결했다”며 “어려운 시기에 고인의 음악이 위로와 즐거움을 선사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대공황 말기인 1938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태어난 위더스는 10대 시절 해군에 입대해 9년간 복무했다. 제대 이후에는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로스앤젤레스의 클럽 무대에 올랐다. 33세이던 71년에 발표한 데뷔 음반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듬해 선보인 2집 수록곡 ‘린 온 미’는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 정상에 올랐다. 이 노래는 87년 혼성그룹 ‘클럽 누보’의 리메이크 버전으로 재탄생해 다시 빌보드 정상에 다시 등극하기도 했었다. 색소폰 연주자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와 함께 80년 내놓은 노래 ‘저스트 더 투 오브 어스(Just the Two of)’도 큰 사랑을 받았다.

위더스는 이들 노래와, 이들 곡이 실린 음반을 통해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R&B 송’ 부문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 2015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위더스는 85년 사실상 은퇴했지만, 그의 노래들은 R&B와 솔의 고전 명곡으로 대접받으면서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담백한 창법과 아름다운 노랫말 덕분에 그의 곡은 결혼식이나 파티에 자주 쓰이는 애창곡이 됐다. 특히 ‘린 온 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도 사용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요즘엔 SNS에 그의 노래를 게시하는 네티즌이 적지 않다. AP통신은 이렇듯 위더스의 노래가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황을 묘사하면서 “그의 노래는 지금도 대중에게 영감을 준다”고 전했다.

SNS에서는 위더스의 삶의 기리는 뮤지션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비치 보이스의 리더였던 브라이언 윌슨은 “그는 작곡가의 작곡가였다”고 치켜세웠다. 팝스타 존 레전드는 “위더스는 탁월한 작곡가이자 스토리텔러였다”며 “그가 자신의 재능을 세상과 나눈 것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