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국인들, 정 본부장 신뢰…건강까지 걱정”
WSJ, 영국·케냐·미국 보건당국자들도 ‘영웅’ 소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처하면서 대통령 등 카리스마 있는 선출직 지도자들보다 전문성을 갖춘 보건 당국자들이 진짜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WSJ은 첫 번째 사례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꼽으면서 비중 있게 보도했다.
WSJ은 “정은경 본부장은 솔직한 발언과 정보에 입각한 분석, 침착함이 일관되게 결합됐다”면서 “정 본부장의 영향력은 강력해졌으며 (코로나19로 초조했던) 한국인들에게 정서적으로 위안을 줬다”고 설명했다.
WSJ은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본능적으로 정 본부장을 신뢰한다”면서 “한국인들은 정 본부장이 믿는 것을 사실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WSJ은 또 “3월 12일까지 한국은 (입국 금지 등)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공격적인 검사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새로운 확진자 수를 회복자 수 밑으로 만들었다”면서 “소셜 미디어(SNS)에서는 정 본부장을 ‘전사’와 ‘영웅’으로 칭송하는 글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WSJ은 “2월 중순 정 본부장이 자신의 건강보다 한국 국민들을 더 보호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고 보도했다. 그리고는 “3주 전만 해도 정 본부장의 이름을 몰랐던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정 본부장을 걱정하는 글을 올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정 본부장에게 ‘계속 힘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WSJ은 정 본부장이 머리를 다듬지 못해 흰 머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며 노란색 민방위복 점퍼만 입고 다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본부장이 잠도 거의 자지 못하고 퇴근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WSJ은 “정 본부장은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리고 소셜 미디어를 피하며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한다”면서 “정 본부장의 ‘빅토리 랩’(우승자가 경주 후 트랙을 한 바퀴 더 도는 것)을 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더라도 정 본부장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WSJ은 브리핑 도중 수면 시간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정 본부장이 “1시간보다는 더 잔다”라고 답변했다는 일을 전했다.
이 기사를 쓴 샘 워커는 리더십 전문가다. 샘 워커는 정 본부장을 포함해 영국의 의료 부책임자인 제니 해리스, 케냐의 무타히 카그웨 보건장관, 미국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을 코로나19의 진짜 영웅으로 소개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