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코로나19 쓰나미 몰려온다…최악의 상황 대비”

입력 2020-04-04 13:07
이재명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감당할 수 없는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수도권 감염 절반 이상이 해외 입국자지만 90%이상이 우리 국민이라며 해외유입 사례를 차단할 수 없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이 지사는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하기 어려운 감염폭발…마음의 준비를 하고 실질적 대비를 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도민들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이 지사는 방역 행정에 적극 협조한 도민들에게 감사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통에 대해 송구하다는 인사를 전하며 글을 시작했다.

“감염병 대응은 초기에 뿌리를 뽑는 봉쇄정책을 추구하지만 봉쇄가 불가능한 경우엔 확산 감소와 피해 최소화라는 완화 전략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고 우리는 이미 완화 전략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고 한 이 지사는 “인구의 60%이상이 감염돼야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문가의 전망을 비관으로만 치부해도 안 되고 우리만 피해갈 수 있다고 과신 해서도 안 된다”고 피력했다.

“우리의 노력으로 감염 확산을 저지하고 급격한 감염 폭발을 지연시켜 온 것은 세계가 인정하는 성과지만 글로벌 시대에 우리를 둘러싼 국제적 환경은 결코 독야청청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 이 지사는 “방파제를 열심히 쌓아 파도를 막아왔지만 이제 방파제로 감당할 수 없는 쓰나미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추적조사가 불가능한 감염이 늘고 있고 수도권 감염 절반 이상이 (해외)입국자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입국자의 90% 이상이 우리 국민인 데다 국제 관계를 단절하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밝혀 해외유입이 사실상 불가능함을 시사했다.

“불시착을 피할 수 없다면 경착륙 아닌 연착륙으로 충격 강도를 줄이고, 사전에 적절한 대응 조치를 준비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한 이 지사는 “우리는 이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감염폭발을 애써 부인하고 회피할 것이 아니라 의연하게 맞닥뜨리고 대비해야 한다. 지나친 비관도 옳지 않지만 지나친 낙관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중환자실을 포함한 의료시스템을 철저히 확보하고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며 도민 삶의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하겠다”며 “선진적 방역 의료시스템과 노력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가 돼 앞길을 더 크게 열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앞서 이재감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도 수도권 코로나 확산세가 폭발 직전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지난 2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이 넘는 것에 대해 “폭발하기 직전,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라고 걱정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특히 서울, 경기가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해외유입하는 사람들 거의 70%가 서울, 경기에 살고 있고, 집단 발병들이 병원이랑 콜센터 등에서 발생하다 보니까 이런 것(확진자 수치)들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