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사이에서도 코로나19 전염 가능” 중국 연구진

입력 2020-04-03 14:18
(대구=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또다시 미뤄진 17일 학생이 등교하지 않은 대구시 동구 한 초등학교 교정을 도둑고양이가 거닐고 있다.

고양이 사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농업과학원 산하 하얼빈(哈爾濱) 수의연구소 연구진의 '흰담비·고양이·개 등의 코로나19 민감성' 연구 결과 논문을 비중있게 다뤘다.

연구진은 후베이성 우한 화난 수산시장 및 우한지역 환자에게서 채취한 바이러스를 이용해 고양이 6마리를 대상으로 감염 여부를 실험했다. 바이러스는 고양이의 코를 통해 주입했으며, 3~5일 만에 대변에서 바이러스 리보핵산(RNA)이 검출됐다.

바이러스를 주입한 고양이에서 감염이 확인됐고 감염된 개체 가까이 뒀던 고양이도 감염됐다. 특히 실험 대상 6마리 중 새끼 고양이 2마리에서 많은 병변이 관찰됐다. 또 안락사 등을 통해 고양이가 죽은 후 관찰한 결과 코선반·입천장(연구개)·편도선·기도 등에서도 RNA가 나왔다.

이후 감염된 고양이 부근에 고양이 12마리를 별도의 우리에 두고 관찰한 결과 시간이 흐른 후 전염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직접 접촉이 없더라도 고양이 사이에서의 전염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사람 간 전염과 마찬가지로,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개·돼지·닭·오리 등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가 잘 안 되었지만, 고양이와 흰담비에서는 유효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언루이캉(恩睿康) 농업기술자문유한공사의 기술자문 에드거 웨인 존슨은 “실험대상이 된 고양이가 많은 양의 바이러스에 노출된 만큼 (실험결과에) 과잉반응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개와 코로나19의 관계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는데, 개가 질병을 퍼뜨릴 가능성이 매우 낮게 나온 것이 해당 연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그는 반려동물의 감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되도록 집 안에 둘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