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윤석열 검찰, 대통령과 친하면 다 해먹는다 생각”

입력 2020-04-03 10:22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MBC 유튜브 ‘김종배의 시선집중’ 캡처

채널A 소속 기자가 신라젠 전 대주주인 이철 벨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전 대표에게 검사장과의 친분을 거론하며 ‘유시민의 비위를 제보하라’고 압박했다는 MBC 보도에 대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여러 얼굴 중 하나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막장으로 치닫는 언론, 검찰 권력 등 시민들이 우리가 대체 어떤 세상에 살고 있나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이사장은 자신이 표적이 된 이유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해 검찰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거 말고 더 있겠나”라며 “검사 권력이 보기에는 ‘대통령하고 친하고 권력 좀 잡았으면 누구나 해 먹는다, 쟤도 안 해먹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분들 생각에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부에 대한 존중심, 이런 것이 없다”면서 “윤석열 사단은 자기들도 권력이면서 이상하게 자기들은 깨끗하다고 생각하고 정치권력은 다 부패하기 마련이고 대통령 주변에는 그렇게 해먹는 놈이 많다. 뒤지면 안 나올 놈 없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이 사건은 또 제가 이 전 대표에게서 뭘 받지 않았느냐는 의심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이 전 대표와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공적 활동에서 서로 존중하는 관계”라고 전했다.

그는 과거 이 전 대표 부탁으로 강연을 해주고 받은 강연료에 대해 “일주일에 3~4번씩 강연 다닐 때라 가서 2시간 강연을 했다”며 “보도된 거 보니 강연료로 60만원, 1시간에 30만원씩 받았다고 돼 있던데 이번에 저희 직원한테 물어보니 직원 기억으로는 70만원이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전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이스북을 통해 “강연가면 돈이 얼마인데. 지나가던 개가 웃을 소리”라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선 “저는 진씨의 모든 주장이 백색소음으로 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직업이 글 쓰는 일이니 전문강사하고 다르다”며 “글 쓰는 분들은 독자에 대한 서비스 개념으로 액수가 적은 강연을 많이 다닌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유 이사장은 MBC 보도에 언급된 채널A 기자와 검사 실명을 언급하며 “그분들은 공적인 활동하는 분들이고 이 전 대표는 민간인이다. 저하고 이 전 대표는 대문짝만하게 신문, 방송에 이름이 다 나오는데 그분들은 해리포터에 나오는 볼드모트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이름으로는 불리지 못하는 존재인가. 이런 불공평한 일이 어디 있나”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앞으로의 대응에 대해선 “이렇게 나와서 밝히는 게 대응”이라며 “저는 검찰에 누구를 고소하기 싫다. 검찰에서 제대로 해주지도 않을 거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진실이 밝혀질 거라는 것도 별로 기대 안 한다. 안 밝혀지더라도 국민들이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MBC는 채널A 소속 기자가 신라젠 전 대주주인 이철 벨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전 대표 측에 검사장과 친분을 거론하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는 식으로 강압적으로 취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채널A 측과 검사는 모두 MBC 보도를 반박했다.

채널A 측은 “해당 기자가 이 전 대표 측으로부터 검찰의 선처 약속을 받아달라는 부적절한 요구를 받아와 즉각 취재를 중단시켰다”며 “선처 약속 보장은 가능하지 않은 일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MBC 측에서 채널A 기자와 통화를 했다고 추정한 검사도 “신라젠 수사를 담당하고 있지 않고, (보도와 같은) 통화를 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