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대구 수성갑에 출전하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이 갑자기 대선 예비 레이스를 치르게 됐다. 김 의원이 전격 대권 도전을 선언하자 주 의원이 “나도 대권 후보권에 들어간다”고 맞받아치면서 이뤄진 4선 의원 간 정면 승부다.
포문은 김 의원이 먼저 열었다. 김 의원은 2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출정식을 열고 “총선을 넘어 대구를 부흥시키고 지역주의 정치와 진영 정치를 청산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확실히 개혁하는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8년 전 대구에 내려오면서부터 도전을 시작한 포부가 있었다”며 “대구에서 시작해서 대한민국을 바꿔보겠다는 꿈과 포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 인생의 전부를 걸고 혼신의 힘을 다해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김 의원은 코로나19 확산 문제에 관해 “선진국의 공포나 무질서와 달리 대구 시민은 의연하고 질서 있게 위기를 넘기고 있다”며 “이 의연하고 자존심 강한 대구 시민과 함께 다시 한 번 대구를 나라의 기둥으로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갑작스러운 김 의원의 대권 행보에 주 의원은 곧바로 응수했다. 주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저 역시 통합당 대권 후보군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역 출신의 소중한 자산인데 (김 의원이) 잘 되는 일에 반대할 수 있겠느냐”면서도 “민주당 대권 후보가 되려면 친문 세력, 소위 ‘문빠’들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데 그들의 지지가 관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층으로부터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주 의원은 “김 의원의 대권 도전 선언이 이번 총선의 대의인 ‘문재인정권 심판’에 물타기가 돼선 안 된다”며 “이번 총선은 대구·경북 정권 창출의 전초전”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둬 통합당 내 대구·경북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 대구·경북 최다선 의원으로서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