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인데…돌연 대권레이스 뛰는 김부겸과 주호영

입력 2020-04-02 19:30 수정 2020-04-02 19:30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 대구 수성갑에 출전하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이 갑자기 대선 예비 레이스를 치르게 됐다. 김 의원이 전격 대권 도전을 선언하자 주 의원이 “나도 대권 후보권에 들어간다”고 맞받아치면서 이뤄진 4선 의원 간 정면 승부다.

포문은 김 의원이 먼저 열었다. 김 의원은 2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출정식을 열고 “총선을 넘어 대구를 부흥시키고 지역주의 정치와 진영 정치를 청산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확실히 개혁하는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8년 전 대구에 내려오면서부터 도전을 시작한 포부가 있었다”며 “대구에서 시작해서 대한민국을 바꿔보겠다는 꿈과 포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 인생의 전부를 걸고 혼신의 힘을 다해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김 의원은 코로나19 확산 문제에 관해 “선진국의 공포나 무질서와 달리 대구 시민은 의연하고 질서 있게 위기를 넘기고 있다”며 “이 의연하고 자존심 강한 대구 시민과 함께 다시 한 번 대구를 나라의 기둥으로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이 2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손을 흔들며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갑작스러운 김 의원의 대권 행보에 주 의원은 곧바로 응수했다. 주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저 역시 통합당 대권 후보군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역 출신의 소중한 자산인데 (김 의원이) 잘 되는 일에 반대할 수 있겠느냐”면서도 “민주당 대권 후보가 되려면 친문 세력, 소위 ‘문빠’들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데 그들의 지지가 관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층으로부터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주 의원은 “김 의원의 대권 도전 선언이 이번 총선의 대의인 ‘문재인정권 심판’에 물타기가 돼선 안 된다”며 “이번 총선은 대구·경북 정권 창출의 전초전”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둬 통합당 내 대구·경북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 대구·경북 최다선 의원으로서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