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병 건수와 사망자 수를 실제보다 적게 보고해 상황을 은폐한 것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3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정보당국이 이런 내용이 담긴 기밀 보고서를 작성해 지난주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 내용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발병 건수와 사망자에 관해 중국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불완전하고, 이는 고의적이라는 게 요지다. 2명의 관리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이 제시한 수치는 가짜라고 결론 냈다”고 전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 오후 기준 8만2000여명의 환자와 3300여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돼있으나 중국 안팎에서 수치의 정확성을 둘러싼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 환자 수에서 제외하는 등 수주간 감염 건수 산정 방식을 반복적으로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미 당국자들도 중국 통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의료계는 중국의 자료를 ‘실제 예상보다 더 작은 것’으로서 해석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중국이 문제의 정도를 숨기고 정보공유를 늦추고 있다”면서 투명한 정보 공개를 누차 촉구해 중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서방 당국자들은 중국 외에 이란, 러시아, 인도네시아는 물론 발병 건수가 한 건도 없다고 주장하는 북한의 정보 신뢰성에도 의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정부는 블룸버그 보도 후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은폐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이후 관련 정보를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발표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에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며 “일부 미국 정치인의 발언과 행위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