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러시아·인도네시아 등도 축소 ‘의심’
펜스 “중국, 코로나19 훨씬 오래 전에 알아”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중국 내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와 확진자 수를 실제보다 적게 보고하면서 상황을 은폐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명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 정보당국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밀보고서를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서방 정보당국자들은 중국뿐만 아니라 이란·러시아·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도 코로나19 피해 상황을 축소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방 당국자들은 특히 코로나19 발병 사례가 하나도 없다고 주장하는 북한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중국의 피해 상황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1일 오후 6시(워싱턴 시간) 기준으로 워싱턴의 확진자 수는 21만 3372명이며 사망자 4767명이다. 반면,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가 발생한 중국의 경우 확진자는 8만 2361명이며 사망자 3316명이다.
미국 당국자들은 중국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확진자와 사망자 수치가 고의적으로 축소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2명의 당국자들은 “중국의 수치는 가짜”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증상이 없는 감염자들을 확진자 수에서 제외하는 등 반복적으로 방법론을 변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후베이성 장례식장 주변에 수천 개의 유골함이 쌓여있는 것도 중국 발표에 대중의 의심을 부추기는 대목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중국의 계산원(accountant)이 아니다”라고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총계가 적어 보이기는 하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한 중국의 대처와 발표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는 상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보다 제대로 말하고 투명하게 했다면 우리는 훨씬 더 잘했을 것”이라며 ‘중국 책임론’을 이어 갔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 문제와 관련해선 그들이 지난 15년 동안 다른 전염병을 다룰 때보다는 투명해졌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전 세계가 지난해 12월 코로나바이러스를 알기 훨씬 전에 이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이미 오래 전부터 코로나19를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도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의료계는 중국의 자료를 실제 예상보다 더 작은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