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동부교회, 팔달8구역 주택재개발 조합과 갈등

입력 2020-04-02 11:27 수정 2020-04-02 14:41

수원동부교회(김진우 목사)가 최근 팔달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 유승진)과 갈등을 빚고 있다. 팔달8구역 주택재개발 구역에 있는 교회는 “조합이 합의사항을 무시하고 구역을 변경,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조합은 “합의를 임의로 무시한 바 없고 교회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하고 있지만 요구사항이 너무 무리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1일 김진우 목사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재개발 구역을 정할 때 교회는 건물을 그냥 두기로 했고 조합은 교회 앞 공원 조성과 공공주차장 마련, 교회 진입로까지 폭 8m의 도로 건설(도로 땅은 조합이 기부채납) 등을 하겠다고 했다. 이후 사업이 진행되면서 2013년 8월엔 수원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중재로 정비구역 변경 등 중요한 사항이 있으면 상호 합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조합장이 바뀌고 조합은 당초 약속했던 공원과 노외주차장 마련 계획을 없애고 교회 앞에 학교를 세우기로 했다. 교회는 이에 대한 협의가 없었고 이는 합의서 위반이며 학교 부지에 교회 땅을 무단으로 편입시켰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조합은 새로운 합의서를 만들자고 하면서 “수원동부교회와 협의 없이 공사를 진행하지 않겠다”, “당초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대신 교회에 200대 주차장 시설 확보, 조합이 재개발 지역으로 편입한 땅의 현 시세 보상 등을 약속했다”고 교회는 밝혔다.

하지만 교회는 이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회 건물의 붕괴 위험성이 있고, 교회 진입 도로가 잘못 설계돼 있다고 했다. 또 지난해 말 교회와 협의 없이 임시 진입로에 가스공사 및 수도 공사를 강행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현재 임시 진입로 공사 등에 대한 중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승진 조합장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교회 앞 공공 주차장 등을 없애기로 한 것은 조합이 아니라 수원시의 결정이었고, 교육청이 학교 부지를 더 원해 주차장 땅을 내준 것”이라며 “교회와의 합의 위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재개발지역 내 수원동부교회만 덩그러니 남아 교회에 종교부지를 주고 교회 신축도 지원한다는 조건으로 합의키로 했지만 막판에 교회가 거부했다”며 “이후 더 넓은 부지와 주차시설 등 과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원=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