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기 전에 총 사두자” FBI에 쏟아진 신원조회 요청

입력 2020-04-02 11:26
3월 20일 유타주 오렘에 있는 데이비드슨 디펜스에서 한 직원이 AR-15 총을 검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식료품 사재기에 이어 총기류 구매에 필요한 신원 조회 건수가 지난달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지난 3월 총 370만건의 신원조회가 이뤄져 FBI가 신원조회 제도를 시작한 1998년 이래 월별 기준 역대 최다건수를 기록했다고 A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3월 기록은 전년 동월의 신원조회 건수인 264만건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하다. 이전까지 가장 많은 신원조회가 이뤄진 것은 2015년 12월 33만건이었다. 미국은 총기류를 구매하기 전 전과기록이 없는지 신원조회를 거친 후 판매한다. 따라서 신원조회 증가는 총기 판매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신원조회 급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지난달 20일 하루 이뤄진 신원 조회는 21만건으로, 일일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는데 이는 하루 전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비필수 업종 상점에 대한 폐쇄 명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지난달 16~22일은 주 단위로 분석했을 때 역대 가장 많은 신원조회가 이뤄진 주간으로 나타났으며, 이 기간 신원조회 건수는 120만건이었다.

3월 16일 캘리포니아 산브루노의 한 총포상에서 사람들이 총기와 탄약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총기 제조사를 대변하는 전미사격스포츠재단(NSSF) 마크 올리비아 대변인은 “이 수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미국인들 스스로가 자신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에 가치를 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이라며 “깜짝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NSSF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총기를 구매한 이들의 대다수가 처음 총기를 구매한 사람들었다.

총기규제 단체 관계자는 “총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들 손에 더 많은 무기가 쥐어진 것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