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봄’ 행사 취소로 관광업계 직격탄

입력 2020-04-02 10:40 수정 2020-04-02 10:47
충북 청주시가 오는 5월에 개최할 예정인 제14회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를 취소했다. 사진은 지난해 축제 모습. 청주시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충북 도내에서 개최 예정이던 각종 축제가 잇따라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다. 축제가 열리지 못하다보니 관광업계는 물론 해당 지역의 음식업소, 숙박업소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축제 하나당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지만 행사 취소로 집행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2일 충북도에 따르면 청주시는 5월에 예정된 제98회 어린이날 기념행사, 제1회 청주시도시농업박람회, 제14회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를 취소했다.

오는 5월 29일부터 3일간 개최 예정됐다가 취소된 제14회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는 도비 3000만원 등 5억6350만원이 책정됐다. 올해 축제는 지난해 완공한 조선시대 행궁과 연계해 주민이 주도하고 역사와 문화가 가미된 관광산업축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도시농업박람회 역시 전체 사업비 6억8200만원 중 현재 집행된 예산은 1억600만원에 불과하다. 도시농업박람회는 도시농업 관련 전시회, 맞춤형 기능성 텃밭 조성, 도·농 체험프로그램 운영, 경진대회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기획됐었다.

청주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위한 국가적 분위기와 지역 내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아쉽지만 취소 결정을 내렸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안 방안 마련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단양군 역시 5월 28일에 개막하는 제38회 소백산철쭉제의 연기 또는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단양의 대표 축제인 소백산철쭉제는 지역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축제는 지난해 16만2514명이 방문해 이들이 숙박비·식음료비 등으로 쓴 비용이 1인당 6만411원으로 파악됐다. 소백산철쭉제는 2017년 120억원, 2018년 114억원, 지난해 93억원의 경제효과를 올렸다.

계절적인 제약을 받지 않는 전국 쌍둥이 대잔치인 제5회 쌍둥이힐링페스티벌은 4월에서 6월로 연기됐다.

해당 지자체 입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축제를 열지 못하면서 규정상 사용하지 못한 예산은 그대로 반납해야 한다. 때문에 코로나19와 축제 취소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납한 축제 예산을 전용해 서둘러 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산 규정상 본예산에서 책정된 사업비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반환이 원칙이다. 다만 추가경정(추경) 예산에서 감액처리한 뒤 대체 사업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충북·청주 경실련 이병관(44) 사무처장은 “집행되지 못하고 반납한 축제 관련 예산의 활용이 시급하다”며 “예산 전용을 통해 내수 진작을 위한 항목에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