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빕-퍼거슨전 5번째 무산…하빕 “자가격리, 나만 예외는 아냐”

입력 2020-04-02 10:33 수정 2020-04-02 10:48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2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퍼거슨과의 경기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누르마고메도프 인스타그램 캡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와 토니 퍼거슨(36·미국)이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에서 가지려 했던 세기의 대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란 뜻하지 않은 요인으로 5번째 무산됐다.

누르마고메도프는 2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이유로 퍼거슨과의 경기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집에서 자가 격리를 하며 대결을 둘러싼 반응을 읽었다”며 “전 세계가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누르마고메도프와 퍼거슨의 대결이 불발된 것은 이번만 벌써 5번째다. 둘의 대결은 2015년부터 4차례나 일정이 잡혔지만, 양 선수가 2번씩 다치면서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가 두 선수의 빅 매치를 어떻게든 엎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UFC 249 대회를 강행하려 했지만, 결국 격투기 팬들이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 대결’이라 칭하는 둘의 대결은 또 다시 무산됐다.

누르마고메도프는 “모든 정부, 세계의 유명인들이 질병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안전조치를 따르라고 호소하는 상황에서 나만 모든 의무에서 벗어나 자유의지를 설파하며 바다 건너 훈련할 수 있을까?”라며 “지금은 하루하루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고, 자신을 스스로 돌볼 때다. 하빕은 여전히 싸워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내 입장이 돼보라”고 덧붙였다.

UFC 라이트급 챔피언인 누르마고메도프는 4월 19일에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리는 UFC 249에서 퍼거슨을 상대로 3차 방어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뉴욕주 체육위원회가 지난달 모든 스포츠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하면서 뉴욕에서 대회를 치르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이에 화이트 대표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개최지를 물색하던 중이었다.

러시아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을 봉쇄하면서 누르마고메도프도 발이 묶였지만, 사업적인 출국은 가능한 상태였다. 하지만 누르마고메도프가 스스로 경기를 포기하며 결국 두 선수의 매치업은 또 다시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태가 됐다.

누르하고메도프는 UFC 무대에서 28전 전승(8KO승·10서브미션승·10판정승)을 거두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퍼거슨도 28전 25승 3패(12KO승·8서브미션승·5판정승)를 거뒀다. 오랫동안 라이트급의 투톱으로 군림했던 두 선수는 현재 나란히 UFC 12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