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장비 받으면 여러 주와 병원에 보냈기 때문”
쿠오모 주지사 “트럼프, 국방물자생산법 활용해야”
쿠오모 “대통령은 기업들에 ‘이것 만들라’ 권한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와 전쟁을 벌이는 미국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 정부가 비축해놓은 마스크·장갑·얼굴 보호대·가운 등 개인 의료보호장비가 거의 동났기 때문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물자생산법을 활용해 기업에 마스크와 장갑·가운의 생산을 지시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코로나19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의 의료보호장비가 거의 고갈됐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것(의료보호장비)을 저장하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왜냐하면 우리는 그것을 받은 이후 여러 주들과 병원에 보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여러 다른 종류의 장비들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과 지역 생산시설을 있는 주들에게 그것(의료보호장비)를 만들어 바로 병원들에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핫 스팟(집중발병지역)’으로 지목한 뉴욕과 마이애미 등을 포함해 국내선 항공편과 철도 운행의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항공사들의 모든 항공편을 멈추게 하는 것은 매우 매우 매우 힘든 결정”이라며 “이것은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항공) 산업을 짓누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어려운 날들이 미국 앞에 놓여 있다”면서 “몇 주가 될 것인데, 지금부터 며칠 내에 시작될 것이고 끔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여러 주지사들이 요청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비축한 마스크·장갑·얼굴 보호대·가운 등 개인 의료보호장비들이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개인 의료보호장비들이 극히 소량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이 비축량도 미국 정부의 응급의료요원을 위해 남겨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연방재난관리처(FEMA)가 이미 1160만개의 N95 마스크, 520만개의 얼굴 보호대, 2200만개의 장갑, 7140대의 산소호흡기 등을 도움이 필요한 여러 주와 병원들에 보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개인 의료보호장비는 거의 남은 것이 없으나 산소호흡기는 9400대 정도 여유가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뉴욕주의 쿠오모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전시와 같은 긴박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필요한 물품의 생산을 기업과 공장에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국방물자생산법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의 조항을 발동할 것을 요구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 시점에서 유일한 희망은 (개인 의료보호장비를 공급해줄) 미국 정부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국방물자생산법은 미국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이것을 만들라’고 지시할 권한을 부여했다”면서 “국방물자생산법은 마스크와 가운 같은 개인 의료보호장비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국방물자생산법은 수만 가지의 물품들을 생산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에 산소호흡기를 생산하라고 명령한 것을 제외하고는 국방물자생산법 발동을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