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윔블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됐다. 윔블던의 취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세계 4대 마라톤대회인 보스턴 마라톤은 124년 만에 처음으로 연기됐다.
AP통신은 2일(한국시간) “올잉글랜드테니스클럽(AELTC)이 이사회를 열고 오는 6월 29일부터 7월 12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던 윔블던의 취소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조치다.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 1일을 기해 2만5000명, 사망자 수는 1789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AELTC는 코로나19가 여름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와 그 전에 백신이 개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윔블던 취소를 결정했다. 1877년에 시작된 윔블던은 143년 역사에서 두 차례 취소됐다. 제1차 세계대전에 따라 1915~1918년,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이던 1940~1945년에 각각 중단됐다. 전쟁이 아닌 질병·재난에 의한 취소는 처음이다.
AELTC은 윔블던을 연기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야간경기 시설을 보유하지 않은 대회의 특성상 낮이 짧은 여름 이후의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메이저대회가 8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에 편성돼 일정 조정도 어렵다. 앞서 5월로 편성된 프랑스오픈은 9월 20일에서 10월 4일까지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US오픈은 예정대로 개최되면 8월 31일부터 9월 13일까지 진행된다.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여자테니스협회(WTA)는 코로나19에 따라 7월 13일까지 모든 대회를 중단했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인 지난 1월 호주오픈의 경우 정상적으로 치러졌다. 윔블던의 취소로 올 시즌 테니스 메이저대회는 3개 대회로 축소됐다.
보스턴 마라톤의 경우 취소를 면했지만 매년 4월 3째주 월요일마다 개최한 전통이 코로나19에 따른 순연으로 끊어졌다. 보스턴 마라톤은 근대 올림픽의 원년인 1896년 그리스 아테네 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이듬해인 1897년부터 시작돼 124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영국 런던·네덜란드 로테르담·미국 뉴욕 대회와 함께 세계 4대 마라톤으로 평가된다.
보스턴 마라톤의 올해 대회는 9월 14일로 연기됐다. 보스턴체육협회(BAA)는 대회의 일정 변경에 따라 출전할 수 없게 된 경우에 한해 참가비를 반환하고 있다. 참가비는 미국인 205달러(25만5000원) 외국인 255달러(31만7000원)다.
골프의 경우 4~5월 중 편성된 메이저대회가 이미 지난달에 모두 연기를 확정했다.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당초 오는 10~13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무기한 연기됐다. 11월 개최가 거론되고 있다. 마스터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한 시즌에서 가장 먼저 개막하는 메이저대회다. 그 다음으로 5월 15~18일 중 개최가 예정된 다른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도 기약 없이 연기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