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사회적 흉기 되어 버린 느낌” MBC 비판

입력 2020-04-02 09:34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월 국민일보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민일보 DB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얼마 전부터 아예 사회적 흉기가 되어 버린 느낌”이라며 MBC를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언론은 보수적 논조를 취할 수도 있고, 진보적 논조를 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은 언론이어야 한다”며 “얼마 전부터 MBC는 아예 사회적 흉기가 되어 버린 느낌이다. 툭하면 권력과 한 팀이 되어 조직적으로 프레이밍 작업을 하는 게 심히 눈에 거슬린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굳이 그 짓을 해야겠다면 제발 눈에 안 띄게 기술적으로 했으면 한다. 속이 너무 빤히 들여다 보여서 눈 뜨고 봐주기 괴롭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바닥으로 추락했는지 (모르겠다)”라며 글을 맺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게재한 다른 글에서 “최종 목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 글에서 “모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이 모든 움직임의 타깃은 물론 윤석열 검찰총장일 것이다”라며 “그가 끝까지 버티기를 기원한다. 검사는 검사, 기자는 기자, 그저 자기의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자기 일만 하면 된다. 그 이상의 장난을 치는 인간들이 세상을 혼탁하게 만든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채널A 기자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검찰은 이철을 불러다가 인출된 2100만원의 용처를 묻고, 그 돈이 유시민씨의 강연료로 흘러 들어간 게 아니냐 의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철씨는 아니라고 잡아뗐다”며 “셀럽들이 기업체 강연에서 그 정도 받는다. 그 과정에서 자꾸 유착이 생기니, 그거 막자고 김영란법이 만들어진 거다”라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채널A 기자는 아마도 그 진술을 받아내려는 욕심에서 취재윤리를 어겨가며 무리를 했다가 역공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자의 말을 왜 언론에서 아무 검증도 없이 이렇게 쉽게 믿어주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MBC가 지난 1일 "이씨 측이 먼저 부적절한 요구를 했다”는 채널A의 주장에 “기자와 이 전 대표 측의 녹취록만 봐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 보도를 냈다.

앞서 MBC는 지난달 31일 채널A 기자가 수감돼 있는 신라젠의 대주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를 만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MBC는 이 기자가 검찰 고위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웠고, 현직 검사장과의 통화 내용을 읽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MBC는 1일 “이 전 대표 측이 먼저 부적절한 요구를 했다”는 채널A의 주장에 “기자와 이 전 대표 측의 녹취록만 봐도 사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반박 보도를 냈다. MBC는 “채널A 기자는 이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서 ‘신라젠과 관련된 검찰 수사가 강도 높게 이뤄질 거고 가족도 수사를 당할 거다’라며 검찰의 계획을 훤히 알고 있는 것처럼 적었다”고 보도했다. MBC는 채널A 기자와 이 전 대표 지인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채널A는 사태 파악에 나섰다. 채널A는 1일 뉴스A 클로징 멘트에서 “본사 기자가 신라젠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