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인 40%, 집에서 논다”…코로나로 휴직·사업장 폐쇄 확산

입력 2020-04-02 08:01 수정 2020-04-02 08:42
악시오스·입소스, 3월 세 차례 여론조사
응답자 22% “무급 휴직·실업 상태”
18%는 “사업장이 아예 문을 닫아”
미국인 53%, “자가격리 중”
미국인 정서적·정신적·육체적 상태 악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지난 3월 25일 엄마 곁에 있는 한 소녀가 ‘어려운 형편의 우리 가족을 도와주세요’라는 글씨가 적힌 박스 종이를 들고 서 있다. AP통신은 이 소녀의 엄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인들의 일자리 상황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인들의 22%는 무급 휴직·실업 등의 상태에 빠져 있으며, 18%는 사업장이 아예 문을 닫았다고 답했다. 미국인들의 40%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출근하지 못하거나 직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는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일주일 간격으로 세 차례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첫 여론조사는 13일∼16일(1092명 대상), 두 번째는 20일∼23일(998명), 세 번째는 27∼30일(1355명) 각각 실시됐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3월 20일∼23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2%는 “일시적인 무급 휴직을 당했거나 다른 이유들로 직장에 나오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가운데 막대 그래프). 18%는 “고용주가 사업장을 완전히 폐쇄했다”고 밝혔다(오른쪽 막대그래프). 2월 13일∼16일 실시된 같은 여론조사에서 동일 질문에 대해 각각 10%의 답변이 나온 것과 비교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으로 미국의 일자리 상황이 크게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홈페이지 캡처

이번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들의 자가격리 비율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30일 실시된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의 53%는 외부 출입을 극도로 자제하는 자가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년층에선 62%가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전 두 차례의 같은 여론조사에선 미국인 자가격리 비율이 10%(13일∼16일), 39%(20일∼23일)로 각각 나타났다. 미국인의 자가격리 비율이 2주 전에 비해선 43%포인트, 일주일 전에 비해선 1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20일∼23일에 실시된 두 번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2%는 “일시적인 무급 휴직을 당했거나 다른 이유들로 직장에 나오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18%는 “고용주가 사업장을 완전히 폐쇄했다”고 밝혔다.

3월 첫 조사에선 무급 휴직과 사업장 폐쇄에 대한 응답 비율이 각각 10%를 기록했다. 미국의 일자리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인들의 직장 근무 형태도 달라졌다. 두 번째 여론조사에서 40%는 재택근무나 원격근무를 지시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44%는 근무 형태 변화로 업무 효율이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51%는 ‘변화 없다’고 밝혔고, 5%는 ‘오히려 좋아졌다’고 답했다.

자가격리가 확산되고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미국인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 상태도 악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37%는 정서적으로, 30%는 정신적으로 상태가 안 좋아졌다고 각각 답했다. 육체적인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고 답한 비율은 14%였다.

특히 응답자의 31%는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이 힘들어졌다고 답했다. 의료 비용 문제와 코로나19 전염 우려, 의료기관의 혼잡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74%의 미국인이 대규모 모임을 취소했거나 불참했다고 답했다. 48%는 여행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