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22% “무급 휴직·실업 상태”
18%는 “사업장이 아예 문을 닫아”
미국인 53%, “자가격리 중”
미국인 정서적·정신적·육체적 상태 악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인들의 일자리 상황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인들의 22%는 무급 휴직·실업 등의 상태에 빠져 있으며, 18%는 사업장이 아예 문을 닫았다고 답했다. 미국인들의 40%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출근하지 못하거나 직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는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일주일 간격으로 세 차례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첫 여론조사는 13일∼16일(1092명 대상), 두 번째는 20일∼23일(998명), 세 번째는 27∼30일(1355명) 각각 실시됐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들의 자가격리 비율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30일 실시된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의 53%는 외부 출입을 극도로 자제하는 자가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년층에선 62%가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전 두 차례의 같은 여론조사에선 미국인 자가격리 비율이 10%(13일∼16일), 39%(20일∼23일)로 각각 나타났다. 미국인의 자가격리 비율이 2주 전에 비해선 43%포인트, 일주일 전에 비해선 1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20일∼23일에 실시된 두 번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2%는 “일시적인 무급 휴직을 당했거나 다른 이유들로 직장에 나오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18%는 “고용주가 사업장을 완전히 폐쇄했다”고 밝혔다.
3월 첫 조사에선 무급 휴직과 사업장 폐쇄에 대한 응답 비율이 각각 10%를 기록했다. 미국의 일자리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인들의 직장 근무 형태도 달라졌다. 두 번째 여론조사에서 40%는 재택근무나 원격근무를 지시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44%는 근무 형태 변화로 업무 효율이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51%는 ‘변화 없다’고 밝혔고, 5%는 ‘오히려 좋아졌다’고 답했다.
자가격리가 확산되고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미국인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 상태도 악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37%는 정서적으로, 30%는 정신적으로 상태가 안 좋아졌다고 각각 답했다. 육체적인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고 답한 비율은 14%였다.
특히 응답자의 31%는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이 힘들어졌다고 답했다. 의료 비용 문제와 코로나19 전염 우려, 의료기관의 혼잡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74%의 미국인이 대규모 모임을 취소했거나 불참했다고 답했다. 48%는 여행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