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회적 거리두기’에 주류 테이크 아웃 허용

입력 2020-04-02 00:58

미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그동안 규제에 묶여있던 주류의 배달이 허용됐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서 주류업계가 규제 완화를 얻어내며 큰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미국 전체 인구의 80%가량이 자택 대피령의 영향권 아래에 있을 정도로 외부 활동에 심한 제약을 받자 주 정부는 주류업계가 수십 년간 요구한 술 구입 관련 규제를 속속 완화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규정은 주로 식당과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것으로, 소비자가 술을 좀 더 쉽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뉴욕주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네브래스카, 버몬트, 켄터키, 콜로라도 주와 워싱턴DC는 식당이 술을 테이크아웃하거나 배달할 수 있도록 했다.

뉴욕, 메릴랜드, 뉴저지 주는 주류 판매점을 필수 사업장으로 간주해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했다. 메릴랜드와 텍사스 주는 주류 판매점이 고객에게 술을 배달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술 배달 애플리케이션(앱)도 호황을 맞고 있다. ‘드리즐리’라는 앱은 연초보다 매출이 3배 늘었고, 3월 신규 가입자가 전체 매출의 41%를 차지할 정도로 최근 신장세가 가파르다. ‘미니바 딜리버리’ 앱도 매출이 1.3배 증가했다.

술 규제 완화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술 소비가 늘어 자칫 알코올 중독이나 가정 폭력 급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저니건 보스턴대 교수는 “가게가 화장지 구입 양을 제한하는 것과 달리 술은 아무런 제약이 없다”며 “가장 큰 문제는 알코올 사용의 보건 영향에 대한 고려 없이 모든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이번 규제 완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일 가능성이 큰 가운데 주류업계는 고객 편리성 등을 이유로 영구적으로 시행되길 내심 희망한다고 더힐은 분위기를 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