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목소리…그녀의 첫말 “고맙고 사랑해”

입력 2020-04-01 18:16 수정 2020-04-01 18:27
김소희씨. KT 제공

김소희씨는 태어나자마자 청각을 잃었다. 그렇게 48년을 살았다. 김씨의 어머니는 “이 세상에 나와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의 언니는 “앙케트 조사할 때 가장 갖고 싶은 거 써보라고 하면 나는 목소리가 갖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 동생이 말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한다. 김씨의 아들과 딸도 엄마와 대화를 원한다.

김씨는 함께 사는 가족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하지만 전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KT가 그걸 도와주기로 했다. 김씨와 그 가족의 마음을 담아 ‘기가지니’ 인공지능(AI) 기술로 김씨에게 목소리를 선물하기로 한 것이다. KT는 김씨 가족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소희 씨의 구강 구조를 분석했다.

목소리를 만드는 작업에 참여 중인 김소희씨(맨 오른쪽) KT 제공

목소리는 얼굴 형태와 성대 구조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기가지니 AI 음성 합성 기술로 김씨의 목소리가 만들어졌다. 김씨는 마음을 담아 말한다.

“엄마, 아빠, 오빠, 언니, 수빈이, 성진아 들리나요? 우리 가족 모두에게 내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감사해요 엄마 나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덕분에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살아 왔어요. 언니 어릴 때부터 농인 동생인 나를 창피해 하지 않고 항상 내 곁에 있어 줘서 너무 고마워요. 나는 세상에서 언니가 최고야. 우리 딸 수빈아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텐데 엄마가 잘 들어주지 못해 미안해. 변함없이 늘 사랑해 수빈아. 우리 왕자님 성진아 엄마 곁에서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마워. 엄마를 자랑해 주고 신경 써줘서 너무 고맙고 아들 사랑해. 모두 고맙고 사랑해요.”

김소희씨와 자녀들. KT 제공

김씨가 처음 생긴 자기 목소리로 가족에 하고 싶었던 말은 “모두 고맙고 사랑한다”는 것이다. KT는 음성학습 앱을 통해 김씨의 목소리를 만들어냈다. 이 앱은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 KT는 이 과정은 담은 영상을 1일 공개했다.

광고를 본 40대 회사원 A씨는 “가족들 표정이 너무 짠해서 광고 보다 울 뻔했다”고 말했다.

KT의 새로운 기업 캠페인 ‘마음을 담다’다. 마음을 담다는 기술로 한 사람이 더 나은 삶을 누리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시리즈 광고다.

캠페인의 첫 주인공은 청각장애인 김씨였다. KT는 AI 기술로 김씨의 목소리 만들고 이 목소리를 처음 들은 가족들의 감동의 순간을 KT는 광고에 담았다. KT는 이번 ‘제 이름은 김소희입니다’ 편을 시작으로 고객 각각의 사연을 담은 ‘제 이름은 OOO입니다’ 시리즈 형태로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KT 제공

김형욱 KT 미래가치TF 전무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변화를 이끄는 ‘마음을 담다’ 캠페인을 지속해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