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로 세계 산업 사슬 궤멸할 것” 화웨이 회장의 ‘엄포’

입력 2020-04-01 18:05 수정 2020-04-01 18:33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중국 화웨이 그룹이 지난달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지역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마스크 10만 장과 손 소독제 5만개를 대구시교육청에 전달했다.


“미국이 일단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 부서지는 것은 우리만이 아닐 것이다.”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華爲)의 쉬즈쥔(徐直軍·에릭 쉬) 순환 회장이 지난달 31일 작년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미국을 겨냥해 거친 말을 내뱉었다.

화웨이는 지난해 5월 이후 미국의 제재를 받으며 미국산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게 돼 큰 어려움에 처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애써 '끄떡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태연한 척하려 했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1일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쉬 회장은 미국이 화웨이 반도체 부품 공급을 막는 추가 제재를 시행한다면 중국 정부가 반격 조처를 해 화웨이가 남에게 유린당하지 않도록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가 끝내 이렇게 한다면 세계 산업 사슬 상의 누구도 혼자만 온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면 세계 산업 사슬은 궤멸적으로 붕괴하고 부서지는 것은 화웨이 하나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제3국 기업 제품에 적용하는 미국 기술 비율 기준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