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의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라임 펀드 운용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김모 대체운용본부장을 체포했다. 김 본부장은 라임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각종 향응을 제공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라임의 돈이 빠져나간 스타모빌리티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1일 김 본부장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라임 자금 595억원이 투자된 스타모빌리티에서 골프장 회원권을 받아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라임의 스타모빌리티 투자를 관장해온 인물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김 본부장이 라임 사태 핵심으로 꼽히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만큼 라임의 운용내역을 잘 알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은 스타모빌리티를 압수수색해 회사 돈이 로비에 사용된 정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 스타모빌리티가 회원권을 갖고 있었던 아시아나CC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금융감독원에서 청와대 행정관 파견근무를 했던 김모 팀장은 지난해 5월 라임에서 월 200만원 한도 법인카드를 건네받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카드는 이후 한도가 300만원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또 김 팀장의 동생은 지난해 7월부터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팀장은 청와대 재직 시절 금감원에 여러 차례 전화해 라임 사태 검사의 진행상황을 물어봤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스타모빌리티 실소유주인 김 전 회장이 일련의 로비 행각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검거팀을 구성해 추적 중이다. 김 전 회장은 환매중단 사태에 놓인 라임을 인수하겠다고 공언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 김모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김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스타모빌리티와 수원여객의 횡령 사건에 관여하고 도주 행각을 벌이다 지난달 30일 체포됐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