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순익 ‘반토막’

입력 2020-04-01 17:36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30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증시 현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4원 오른 달러당 1,216.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53%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불경기 등의 영향을 받았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83개사(금융업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52조4420억원으로 전년보다 52.82% 감소했다.

매출은 2006조4576억원으로 0.4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02조285억원으로 37.04% 줄었다. 이에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5.09%로 전년보다 3.03%포인트 하락했다. 순이익률은 2.61%로 2.9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과 반도체 불경기로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이 일제히 악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지난해까지 이어지면서 세계 교역이 부진했다"며 "이에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상장사들이 직접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예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27조7685억원)은 52.84%, 순이익(21조7389억원)은 50.98% 각각 줄었다. 반도체에만 집중하는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2조7127억원)은 86.99%, 순이익(2조164억원)은 87.02% 급감해 삼성전자보다 타격이 더 컸다.

때문에 코스피 기업의 연결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11.86%로 1년 전보다 7.34%포인트 상승했다. 재무 건전성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업종별 순이익을 보면 섬유의복(137.23%), 건설(78.64%), 운수장비(51.12%), 기계(7.39%), 철강금속(6.53%), 의약품(0.79%) 등 6개 업종은 순이익이 늘었다.

반면 전기전자(-64.75%), 화학(-60.45%), 종이목재(-55.85%), 의료정밀(-55.54%), 통신(-55.46%), 음식료품(-49.68%), 서비스(-46.66%), 유통(-32.42%), 비금속광물(-31.60%) 등 9개 업종은 순이익이 줄었다.

한편 코스닥 상장사들은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12월 결산 코스닥 법인 946개사(금융업 제외)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조2903억원으로 4.63% 증가하고 매출도 181조5905억원으로 8.39% 늘었다. 다만 순이익은 4조1천607억원으로 10.47% 줄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