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일부 병원들이 의료진에게 심폐소생술 포기를 허용했다고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심폐소생술을 하려면 의료진이 양손으로 환자를 만져야 하기에 감염 위험이 커지며 환자를 살려내더라도 24~48시간 안에 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 병원의 설명이다.
뉴욕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이 가장 심한 도시다.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서자 영안실이 부족해 냉동 트럭까지 끌어다 시신을 보관한다. 이에 일부 병원은 의료진의 안전과 환자의 소생 가망성 등을 고려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도착한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DNR’(Do Not Resuscitate) 지침을 비공식적으로 내렸다.
뉴저지주에 있는 세인트조셉대학병원이 이러한 지침을 내렸고, 뉴욕주 엘므허스트 병원이 유사한 방침을 내렸다가 철회했다. 몬테피오레, 브루클린 감리교병원 등 다른 병원들에서도 비공식적으로 유사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심폐소생술로 살아난 환자 대다수는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한다. 이 점이 병원 측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뉴욕주는 현재 인공호흡기 물량이 부족해 환자 2명당 인공호흡기 1개를 나눠쓰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마운트 시나이 웨스트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디아나 토레스(33)는 "모든 사람이 (코로나19)에 노출돼 있다"며 "시시각각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다"고 처참한 병원 분위기를 전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