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칼 추가 매입…‘포스트 주총’ 한진가 남매 2차전 신호탄

입력 2020-04-01 16:06 수정 2020-04-01 16:1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이 최근 주주총회 이후에도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한진가(家) 남매 경영권 다툼 2차전의 신호탄을 알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맞서는 3자 연합(KCGI,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중 KCGI는 한진칼 주총이 열린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한진칼 주식 총 36만5370주(지분율 0.6%)를 추가 매수했다고 1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은 19.36%가 됐다.

KCGI의 지분에 조 전 부사장(6.49%), 반도건설(16.90%)의 지분을 더하면 3자 연합의 지분율은 총 42.74%가 됐다. 수면 위로 드러난 조 회장 측의 지분 42.39%를 넘어선 것이다.

앞서 ‘한진가 남매 경영권 다툼 1차전’이라고 불린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한 반면, 3자 연합은 사내·사외 이사 후보를 한 명도 통과시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완패했었다. 그러나 3자 연합 측은 주총일부터 소량씩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2차전을 준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특히 KCGI는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한진 지분을 손실까지 보며 매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분 세부변동 내역을 보면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들 중 타모마앤코홀딩스의 한진칼 지분 취득 금액은 114억원이다. 최근 이 회사가 ㈜한진 지분을 일부 매각해 확보한 실탄과 거의 일치한다.

3자 연합은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사들일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아직 ㈜한진 지분 5.01%를 가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조현아 전 부사장도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건설 역시 계열사를 동원해 자금 조달 중이다.

주총 전 반도건설이 공시 위반으로 지분 3.2%의 의결권이 제한됐었는데, 이 제재가 풀리는 오는 9월에 3자 연합이 임시주총을 열 것이라는 추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주총이 소집되면 조 회장 해임 건이나 신규 사내·사외 이사 선임 건이 상정될 수 있다. 다만 조 회장 해임 건의 경우 의결권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해서 통과 가능성은 낮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