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정신병원 집단감염 ‘닮은꼴’…제2미주병원서 사망자도 나와

입력 2020-04-01 15:30 수정 2020-04-01 16:28
대구 달성군 관계자들이 제2미주병원 주변을 방역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대구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경북 청도대남병원(정신병원) 집단감염 당시 제기됐던 문제들이 대구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1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11명(환자 10, 종사자 1)이 발생해 이 병원 확진자가 121명이 됐다. 앞서 13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달성군 제2미주병원에 이어 한사랑요양병원도 청도대남병원 확진자 수(질병관리본부 통계 120명)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대실요양병원(3∼7층)과 제2미주병원(8∼11층)은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어 단일 건물로는 가장 많은 230명의 확진자 발생 기록을 세웠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병원들은 유사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보건당국은 제2미주병원의 경우 정신병원 특성상 창문을 열지 못하는 환경에서 환기 시스템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비말에 의한 감염이 확산됐다고 보고 있다. 8~10명 환자들이 온돌식 공간에서 함께 지내는 환경도 문제로 지적됐다. 앞서 청도대남병원 역시 환기불량 상태에서 환자 간 밀접촉이 대규모 감염 이유로 지목됐다.

너무 유사한 환경이라 걱정도 나온다. 청도대남병원에서 감염 확산 후 지금까지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제2미주병원에서도 첫 사망자가 나옴에 따라 추가 사망자가 나올 위험성도 커졌다.

95명의 확진자가 나온 대실요양병원과 한사랑요양병원도 유사점이 있다.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지난 16일 간호과장이 처음 확진판정을 받은 후 전수조사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일부 종사자들이 3~7일 전에 증상이 있었음에도 바로 검사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실요양병원 역시 첫 번째 환자가 4층을 맡은 의료기관 종사자로 지난 2일 처음 증상이 나타났지만 16일 뒤인 18일이 되서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몸에 이상을 느낀 의료진의 즉각적인 검사가 있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한편 대구시 역학조사팀은 대실요양병원을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기 전 드나든 외부인의 존재를 파악해 감염경로 등을 조사 중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