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 극복 대안으로 주요국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확대’를 제안했다. 금융안전망을 강화해야한다는 취지에서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시행했던 특별인출권(SDR)배분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능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1일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제2차 G20 특별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화상으로 전날 오후 8시부터 약 2시간 동안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 기능 확충은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라며 주요국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또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시행했던 SDR 배분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SDR은 IMF가 발행해 회원국에 배분하는 대외준비자산을 의미한다.
이날 G20 특별 재무장관회의는 지난달 23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G20 회원국과 초청국의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과 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금융안정위원회(FSB) 등 주요 국제금융기구 대표가 참석했다. 저소득국의 부채취약성,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한 IMF 지원기능 확충방안 등이 주요 의제였다. 또 지난달 26일 열린 G20 특별 정상회의에서 마련하기로 한 G20 액션플랜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계획도 검토했다.
이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코로나19 사태로 신흥개도국이 외화유동성 부족과 함께 보건지출, 가계·기업지원 등 경제 영향 최소화를 위한 긴급하고 유례없는 자금 수요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저개발국 지원과 글로벌 금융 안정을 위해 강력하고 전례 없는 조치들을 마련 중이다”고 설명했다. 또 부채 문제와 관련해 취약국에 대한 채무상환 유예를 촉구하는 IMF·WB 공동 성명서를 언급하면서 G20 국가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회원국들은 유동성 지원과 부채 취약성 관련 대응을 포함해 IMF의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정책 패키지를 G20 내 국제금융체제 실무그룹 논의를 거쳐 마련키로 했다. 홍 부총리도 “IFA WG의 공동의장국으로서 회원국, IMF 등과 함께 가능한 모든 수단을 검토해 구체적인 제안을 이달 재무장관회의에서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홍 부총리는 한국이 코로나19를 잘 대응한 국가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의 방역 정책 경험을 팜플렛으로 제작해 국제기구 등과 공유하고 있으며 G20과도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추진 중인 132조원 규모의 경기 대응 정책 패키지에 더해 10조원 규모의 긴급 재난지원금 지원 방안도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