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된 뒤 남자축구의 연령제한 규정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벌어진 와중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간부가 연령제한 예외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졌다. 현 규정대로라면 대표팀 주축선수 상당수가 출전이 불가능하다.
대한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IOC는 지난 27일 올림픽 연기에 따른 조치를 위해 각국 올림픽 준비 실무자와 화상 컨퍼런스콜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측은 IOC에 남자축구 대표팀 연령제한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키트 맥코넬 IOC 경기국장은 이 요구에 “해당 문제에 관해 이미 잘 알고 있다. 대회 명칭이 ‘2020 도쿄올림픽’으로 유지되는 만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국제축구연맹(FIFA)과 논의하겠다”고 긍정적인 답을 내놨다. 다만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일부 보도된 것처럼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 규정은 올림픽 남자축구 종목에서 만 23세 이하만 출전이 가능하도록 정했다. 남자축구 최고대회인 월드컵의 권위를 유지하려는 FIFA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규정이다. 연령 제한 예외로 ‘와일드카드’ 선수도 둘 수 있지만 3명까지가 한계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은 총 22명으로 이중 11명이 내년 만 24세가 되는 1997년생이다. 일단 공격수 이동경(울산)과 주전 골키퍼 송범근(전북)이 해당된다. ‘대구 트리오’ 정승원 김대원 정태욱과 이동준(부산) 원두재(울산) 김진규(부산) 김동현(성남) 이유현(전남) 강윤성(제주)도 포함된다. 이미 최종예선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우승으로 일찌감치 출전자격을 확보했지만 올림픽 엔트리 제한은 18명에 불과하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IOC와 AFC, FIFA에 연령 제한 규정을 이번 올림픽에 예외로 해달라는 공식 서신을 보낸 바 있다. 이 서신에는 올림픽 엔트리 제한을 현재의 18명에서 추가로 늘려달라는 요구도 담겼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요청한 안건에 대해 IOC가 4주 안에 답을 주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